국민의힘 혁신위원회가 ‘1호 혁신안’ 발표 시점을 늦출 것으로 보인다. 이준석 당대표의 ‘해임’을 전제로 한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이 급물살을 타면서, 이 대표가 띄웠던 혁신위도 숨 고르기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최재형 당 혁신위원장은 3일 국회에서 전체회의를 주재한 뒤 기자들을 만나 “오늘 소위 안건은 확정됐다기 보다 각 소위에서 논의한 내용들을 전체 혁신위원들이 공유했다”며 “어떤 안건을 우선 처리할 것인가에 대해 논의했다”고 말했다.
혁신위는 이달 중으로 ‘1호 혁신안’을 발표한다는 로드맵을 상정하고 이날 후보군을 추릴 예정이었지만, 뚜렷한 의견 합치를 이루지 못하고 회의를 종료했다. 혁신위는 오는 22일 다시 전체회의를 열 예정이지만, 1호 혁신안 발표 시점은 불투명한 상태다.
혁신위 관계자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8월 말에 (1호 혁신안을) 발표하려고 했지만, 지금 당이 비상상황이지 않나”며 “그런 상황적 변화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사실 모든 것이 정치적 상황과 연계된 것”이라며 1호 혁신안 발표 시점이 예정보다 늦춰질 수 있다고 했다.
이날 혁신위에서는 ‘당대표 공천권 혁신안’이 주요 의제로 다뤄진 것으로 전해진다. 혁신위 관계자는 “공천 관련 의제도 테이블에 올랐다”며 “지금 제일 문제된 것이 당대표의 공천권이 너무 일방적인 권력 행사 측면이 있다는 지적이 있는데, 어떻게 하면 투명하고 객관적으로 공천을 할 수 있는지도 오늘 논의가 됐다”고 했다.
다만 ‘비대위’ 관련 의제는 이날 다뤄지지 않았다고 한다. 혁신위 관계자는 “비대위 이야기는 전혀 없었다”며 “우리가 이야기할 성격도 아니고, 오히려 저희가 논의하는 것 자체가 월권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최 위원장도 “비대위 관련은 오늘 페이스북에 쓴 글 외에는 더이상 드릴 말씀이 없다”고 일축했다.
혁신위는 당이 비대위로 전환되더라도 운영을 계속한다는 방침이다. 최 위원장은 “혁신위는 이미 당의 공식 기구이기 때문에 비대위 구성과 관계없이 혁신위 활동을 계속한다”며 “비대위가 구성되면 비대위와 논의하면서 당의 실질적 정책이 수용될 수 있도록 조정은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