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로시 안만나는 尹에 野 “아마추어 국정” “美-中갈등 고려한거면 문제안돼”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8월 4일 10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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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내에서도 비판-옹호 엇갈려
박지원 “전격 만날 것…안만나면 ‘정치9단’ 내놓겠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대통령실이 윤석열 대통령과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 간의 만남 가능성을 여러 차례 번복한 것에 대해 “아마추어의 창피한 국정 운영”이라며 맹비난을 쏟아냈다.

박 원내대표는 4일 국회에서 열린 당 회의에서 “아시아를 순방 중인 펠로시 의장이 다른 나라에서는 정상을 만났다는데 대통령실은 (윤석열 대통령이) 휴가 중이라 안 만난다고 했다가 ‘만남을 조율 중이다’, ‘조율했다’, ‘최종 만남은 없다’고 입장을 번복했다”며 “외교관계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전날 대통령실이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연극 관람 후 배우들과 찍은 사진을 공개한 것에 대해서도 “나라 꼴이 이 지경인데도 (대통령이) 휴가를 만끽하며 연극을 관람하고 술자리를 즐긴다”며 “집권여당도 내부 권력 다툼으로 책무를 포기한 것 같은데 더 큰 위기가 올 텐데 당·정·대 어디에서도 위기 대응에 대한 컨트롤 타워를 못하고 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이 결국엔 펠로시 의장과 ‘깜짝’ 만남을 갖지 않겠냐는 전망도 나왔다.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4일 CBS라디오에서 “오늘(4일) 윤 대통령이 전격적으로 펠로시 의장을 면담하리라 본다”며 “(오늘) 안 만나면 ‘정치9단’ (별칭)을 내놓겠다”고 했다.

박 전 원장은 “윤 대통령이 펠로시 의장의 방한을 적극적으로 환영하면 중국에서 부작용이 있을 것”이라며 “윤 대통령이 안 만난다, 휴가 중이라고 ‘페인트 모션’을 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어제 대학로 연극을 보러 간 걸 보고 ‘펠로시 의장을 만나기 위한 암시’라고 생각했다”며 “미국 권력 서열 3위 펠로시 의장이 서울에 왔는데 서울에 같이 있는 윤 대통령이 안 만난다는 것은 얘기가 안 된다. 꼭 만나야 한다고 생각하고 중국도 이만큼 윤 대통령이 신중한 행보를 했다고 하면 이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과거 김대중 전 대통령의 야당 총재 시절 방미를 예로 들며 “의전상 프로토콜상 미국 대통령은 어떤 나라 야당 대표도 잘 만나지 않는다”며 “그런데 김 전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미국) 외교안보보좌관과 이야기하고 계시면 클린턴 전 대통령이 지나가다가 보좌관 방 문을 열고 쓱 들어온다. 거기에서 10~20분 얘기하는 그런 것이 외교”라고 했다.

윤 대통령이 미중 갈등을 고려해 펠로시 의장과의 만남을 피한 것 아니겠냐는 해석도 나왔다. 민주당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고 만난 자리에서 “(펠로시 의장이) 중국과 상당한 마찰을 빚고 한국을 방문하는 거라서 대통령이 (윤 대통령이) 꼭 만나지 않아도 크게 문제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미중갈등에 너무 깊이 빠져들지 않는 그런 측면의 고려라면 비판할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고 했다.

같은 당 김의겸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윤 대통령을 칭찬하게 될 줄은 몰랐다”며 “펠로시를 슬쩍 피한 건 ‘유일하게’ 잘한 일”이라고 적었다. 김 의원은 “펠로시를 만나는 건 미중 갈등에 섶을 지고 불길에 뛰어드는 것”이라며 “아직 외교는 최소한도나마 작동은 하는 듯 하다. 이제부터는 문재인 정부를 향해, 친중 굴종외교란 말은 입에 담지 말아야한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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