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당 대표 후보가 자신을 둘러싼 ‘사법리스크’에 연일 강경 대응으로 맞서고 있지만 갈수록 꼬이는 모양새다. 부인 김혜경 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과 관련해 경찰 참고인 조사를 받은 뒤 숨진 채 발견된 A 씨가 지난해 대선 경선 때 김 씨의 선행차량을 운전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면서 말바꾸기 논란까지 빚어졌다. 앞서 이 후보는 A 씨의 사망 관련 여권 공세에 “나와 무슨 상관이 있느냐”고 반발했고, 이 후보 측 캠프 관계자들도 A 씨에 대해 ‘없는 인연’이라고 강하게 관련성을 부인한 바 있다.
이 후보 측은 A 씨가 경선 때 김 씨의 수행 차량을 운전했다는 한 언론 보도(2일)에 대해 “대선 경선 기간 김 씨 차량을 운전한 사람은 전혀 다른 인물”이라며 “없는 인연을 억지로 만들려는 음해와 왜곡에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바로 다음날 A 씨가 김 씨 수행팀 일원으로 일하고 수당까지 받은 사실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자료에 드러나자 “배우자실의 선행 차량을 운전한 것”이라고 다시 해명했다. 이를 두고 당 안팎에선 “결국 선거 기간 이 후보 부부를 위해 일했던 인물을 ‘없는 인연’이라고 거짓해명한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다.
이 후보 측에 따르면 A 씨는 김 씨 수행비서였던 배모 씨와의 친분으로 캠프 일을 도왔다고 한다. 다만 배 씨 선에서 이뤄진 자원봉사 개념의 일이라 이 후보 부부가 A 씨를 직접 알지는 못했다는 설명이다. 이 후보 측 관계자는 “선거 땐 자원봉사자 등 셀 수 없는 인원이 캠프에 들어오고 나가고를 반복한다”며 “이를 이 후보와 직접 연관짓는 것 자체가 무리수이자 정치탄압”이라고 주장했다.
이 후보도 연일 지지층을 향해 호소를 이어가며 결집에 나섰다. 전방위로 펼쳐지는 검찰과 경찰의 수사가 사법리스크가 아니라 야당의 유력 주자를 향한 ‘정치탄압’이라는 취지다. 그는 4일 제주상공회의소에서 당원 및 지지자들과 만나 “모든 영역에서, 모든 방향에서 최대치의 공격이 이뤄지고 있다”며 저도 인간이라 가끔 지치기도 한다”고 토로했다. 이어 “가끔씩은 전쟁터로 끌려 나온 가족들을 생각하면 내가 왜 여기까지 왔을까 하는 생각을 할 때도 있다”며 “너무 빨리, 그리고 너무 멀리 왔다는 생각도 든다”고 덧붙였다. 그는 전날 기자간담회회에선 본인을 향한 검경 수사를 “정치 개입이자 국기 문란”이라고 표현한 바 있다.
이에 맞서 국민의힘도 연일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국민의힘 김형동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이 의원) 특유의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DNA는 변함이 없고 자신을 향한 의혹에는 여전한 남 탓 일색이다”라며 “‘국민의힘 탓’ ‘수사 탓’을 해봤자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는 없다. 국회의원이라는 ‘방탄 배지’도 당 대표라는 ‘방탄 갑옷’도 진실을 덮을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임형빈 상근부대변인도 논평에서 검찰의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에 대한 엄정한 수사를 촉구하며 “온갖 불법이 자행됐던 정치적 고향을 떠나 기어코 ‘방탄 배지’를 단 이재명 의원이 있어야 할 곳은 당 대표 후보 경선장이 아니다”라며 “무수히 쏟아져 나오는 의혹과 수천억 원의 돈의 행방을 밝히는 진실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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