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당한 軍 성폭력실태조사…“일반인 아무나 참여 가능”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8월 4일 17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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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기. 2021.6.4/뉴스1
국방부기. 2021.6.4/뉴스1
군 당국이 올해부터 온라인 방식으로 ‘군 성폭력 실태조사’를 진행하다 일반인도 참여할 수 있고 중복 참여도 걸러내지 못하는 등 부실한 점이 드러나자 뒤늦게 조사를 중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군에 따르면 국방부는 6월부터 ‘군 성폭력 실태조사’를 온라인으로 시행 중이다. 군은 2020~2024년 제1차 여성폭력방지정책 기본계획에 따라 올해부터 매년 성폭력 실태 조사를 진행해야 한다. 군 내 성폭력 실태를 파악하고 예방,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취지다.

군인은 일과시간 중 컴퓨터나 휴대전화로 개별 접속해 참여가 가능했다. 군은 조사 안내문에 “조사 과정에서 일절 개인정보를 수집하지 않고 응답 결과로 인한 어떠한 불이익도 발생하지 않는다”고 명시했다. 하지만 응답자가 군인인지, 이미 조사에 참여한 사람은 아닌지 등을 확인하는 절차가 전무했다. 일반인의 조사 참여뿐만 아니라 이미 참여했던 군인이 중복으로 응답할 가능성도 있었던 것.

이에 군 안팎에선 이 같은 시스템에서 조사가 계속될 경우 군 내 성폭력 실태를 파악하겠다는 본 취지가 왜곡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논란 이후 4일 해당 사이트에는 “온라인 조사 시스템 정비 문제로 조사가 일시 중단됐다”면서 “정비 완료 시 부대 조사 담당자에게 전파하고 조사가 재개될 예정”이라는 공지가 올라왔다.

군은 “인트라넷으로 진행하려고 했으나 (용역을 준) 외부 통계 전문 업체로 자료를 옮기는 데 애로가 있는데다가 응답자 편의성도 고려하느라 인터넷에서 할 수 있도록 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업체에 외부 인원과 중복 인원 대책을 왜 안 세웠느냐고 항의했고 비밀번호 설정 등 작업을 위해 조사를 일시 중단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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