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직무수행 긍정 평가가 취임 후 최저치인 24%를 기록했다. 24%는 윤 대통령의 대선 득표율(48.6%)의 절반 수준이다. 정당 지지도 역시 현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더불어민주당이 국민의힘을 앞질렀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은 5일 “국민의 뜻을 헤아려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채워 나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지지율 하락 국면에서 “일희일비하지 않겠다”고 했던 것과 달리 한껏 몸을 낮춘 것. 이에 따라 여론과 여권의 쇄신 바람에 부응하기 위해 윤 대통령 휴가 복귀 직후 대통령실 인사 교체가 단행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갤럽이 2∼4일 성인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3.1%포인트)에서 윤 대통령이 직무수행을 ‘잘하고 있다’는 응답은 24%를 기록했다. 지난주보다 4%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이는 국정농단 의혹이 증폭되던 2016년 10월 3주 차 박근혜 전 대통령 직무수행 긍정 평가(25%)와 2021년 4월 5주 차 문재인 전 대통령의 지지율 최저치(29%)보다도 낮은 것이다.
지역별로는 전 지역에서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보다 높았다. 특히 중도층은 물론이고 보수층에서의 지지 이탈도 지지율 하락의 배경으로 꼽힌다. 중도 응답층에서는 긍정 21%, 부정 68%로 집계됐고 보수 응답층에서도 긍정(44%)보다 부정(48%) 평가가 더 많았다.
정당 지지도는 민주당이 39%를, 국민의힘이 34%를 기록했다. 국민의힘 지지율은 지난주보다 4%포인트 하락한 수치로 3월 대선 승리 이후 20주 만에 최저치다.
취임 100일도 되지 않은 시점에서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계속 하락하면서 대통령실에서는 “이대로라면 20%대도 무너지는 것 아니냐”는 위기감이 감지된다. 자연히 여권에서는 인적 쇄신을 통한 국정 운영 동력 확보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계속 나오고 있는 상황. 실제로 이번 조사에서 부정 평가의 이유로 ‘인사’(23%)가 ‘경험·자질 부족, 무능’(10%), ‘독단적·일방적’(8%), ‘소통 미흡’(7%) 등 다른 요인들보다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이런 점을 의식한 듯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여론조사는 언론 보도와 함께 민심을 읽을 수 있는 중요한 자료이자 지표라고 생각한다”며 “대통령실은 대한민국을 국민 모두가 함께 잘사는 반듯한 나라로 만들어 나가도록 혼신의 힘을 다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전날(4일) 강승규 대통령시민사회수석비서관이 지지율 하락에 대해 “일부 야당의 악의적 프레임”이라고 한 것과 완전히 다른 반응이다.
이에 대해 한 여권 인사는 “대통령실도 낮은 자세로 부정적인 여론을 바꿔 보려는 것”이라며 “여권 내부에서 터져 나온 인적 쇄신 목소리를 대통령실이 그냥 넘기기는 어려운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다만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인사와 관련해서는 “제가 파악하거나 전해 드릴 말씀이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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