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8·28 전당대회의 첫 지역 순회 경선이 시작된 6일과 7일 이재명 후보가 권리당원 득표율 74.15%의 누적 득표율로 1위를 차지했다. ‘97그룹’(90년대 학번, 70년대생)에 속하는 박용진 후보는 20.88%, 강훈식 후보는 4.98%로 2, 3위를 기록했다. ‘1강’ 이 후보가 2, 3위 후보의 합계 득표율(25.86%)보다 3배 가까이 높은 득표율을 기록하면서 ‘확대명(확실히 당 대표는 이재명) 굳히기’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최고위원 후보 8명 중 당선권인 5명에 “이재명 마케팅”을 앞세운 ‘친명’(친이재명)계 후보 4명이 진입했다.
○ 李, 이틀 연속 70% 이상 몰표
민주당 도종환 선거관리위원장은 7일 인천 남동체육관에서 6, 7일 누적 권리당원 투표 결과를 발표하며 이 후보가 득표율 74.15%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전날 강원·대구·경북에서 득표율 74.81%를 기록한 데 이어 이날 제주에서 70.48%, 인천에서 75.40%를 얻어 압승을 이어갔다. 이 후보는 인천에서 기자들과 만나 “아직 개표 초반이고 특히 권리당원 외에 대의원 투표, 국민 여론조사가 남아 있어 결과를 낙관하지 않는다”며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2위인 박 후보는 이틀간 득표율 20.88%를 기록했다. 박 후보는 강원·대구·경북과 제주, 인천에서 각각 20.31%, 22.49%, 20.70%를 얻었다. 3위인 강 후보는 4.98%에 그쳤다. 제주에서 7.03%를 기록했지만 강원·대구·경북(4.88%), 인천(3.90%)에선 5%를 넘기지 못했다.
첫 순회 경선 결과를 두고 친명계와 비명(비이재명)계에선 엇갈린 해석을 내놨다. 한 친명계 의원은 “단순히 반명(반이재명)과 97그룹 바람에만 기대서는 민주당 대표가 될 수 없음을 보여준 결과”라고 했다. 반면 97그룹을 지지하는 한 의원은 “이 후보의 고향인 TK(대구경북) 지역, 지역구인 인천에서 순회 경선을 시작해 득표율이 예상보다 높게 나온 것”이라며 “호남과 서울, 경기에서 97그룹이 상승세를 타면 변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압도적 표 차에 단일화 불투명
박, 강 후보의 득표율이 이 후보보다 48.29%포인트 낮게 나오면서 97그룹 단일화 효과도 불투명하다. 이 후보의 압도적 1위가 발표된 다음 날 제주(28.62%), 인천(41.26%)에서 2021년 전당대회 권리당원 투표율(42.74%)보다 낮은 투표율을 기록하는 등 반전 바람을 일으킬 ‘흥행’에도 빨간불이 켜졌고, 두 후보 간 단일화에 대한 온도차도 여전하기 때문. 박 후보는 단일화 관련 질문에 “시간이 많지 않다는 것을 둘 다 안다”고 답했다. 강 후보는 같은 질문에 “단일화가 본질은 아니다. 우리가 더 득표해야 나머지도 가능한 문제”라고 말했다.
압도적 표 차를 바탕으로 이 후보는 연설마다 ‘강력한 리더십’을 강조하며 입지 굳히기에 나섰다. 이 후보는 “이기는 민주당을 원하느냐”며 “무능력, 무책임, 무대책 ‘3무(無)’ 정권에 맞서 퇴행과 독주를 억제하겠다”고 강조했다.
박 후보는 ‘이재명 수사 방탄용’으로 논란이 된 당헌 80조(부정부패 당직자 기소 시 직무 정지) 개정 당원 청원을 비판하는 데 집중했다. 박 후보는 제주에서 “특정인을 염두에 두고 조항이 변경된다면 민주당은 사당화되고,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의원들의 얼굴엔 웃음꽃이 필 것”이라고 비판했다.
강 후보는 이 후보에게 대립각을 세우는 박 후보와 달리 ‘통합’을 앞세워 지지를 호소했다. 강 후보는 “다른 두 후보는 대선에 나가려는 분들로 경쟁 상대를 키울 수 없을 것”이라며 “강훈식이 오직 당 대표로서 더 많은 대선후보군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친명 대 비명의 4 대 4 대결 구도로 관심을 모은 최고위원 투표에서도 친명 의원 4명이 모두 당선권인 5위 안에 포함됐다. 친명인 정청래 후보가 누적 득표율 28.40%로 1위를 기록했고 3위부터 5위까지도 박찬대(12.93%) 장경태(10.92%) 서영교(8.97%) 후보가 차지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고민정 후보는 22.24%를 얻어 비명 중 유일하게 2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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