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차기 지도부를 뽑는 8·28 전당대회 전국 순회 경선에서 이재명 후보의 독주 체제가 확인되면서 흥행에 빨간불이 켜졌다.
우상호 비대위원장까지 나서서 흥행몰이를 위해 ‘어대명(어차피 당 대표는 이재명)은 깨졌다’고 발언했지만, 현실로 드러난 어대명 기세 속 박용진, 강훈식 의원은 투표율 제고에 주력했다.
8일 민주당에 따르면 지난 6~7일 치러진 강원·대구·경북·제주·인천 순회 경선에서 이 후보는 74.15%의 권리 당원 득표를 기록, 박용진(20.88%), 강훈식(4.98%) 후보를 큰 차이로 앞섰다.
문제는 예상대로 이 후보가 압도적 1위를 기록하면서, 전당대회 흥행이 우려된다는 점이다.
이는 투표율에서 드러났는데, 순회 1주 차 투표율은 평균 44.66%로 이 후보의 지역구(인천 계양을)가 포함돼 있음에도 절반도 되지 않은 투표율을 기록했다.
이에 당 지도부 차원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앞서 우 위원장은 흥행과 관련 “예비경선 때 1, 2위 후보가 박빙이었다고 한다. 예비경선 단계에선 ‘어대명’이 깨진 것”이라고 말했다가 “결과는 모르는 것 아니냐고 얘기하다 보니 오해 살 만한 발언을 한 것 같다”고 해명했다.
당시 우 위원장은 “(전당대회를) 관리하는 비대위원장 입장에선 솔직히 선거가 엎치락뒤치락하면서 흥행이 되는 게 더 좋다”며 “여러 가지 흥행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최고위원 후보 일부는 이번 순회 일정이 온라인·자동응답(ARS) 투표 후 현장 발언 등이 반영되지 않고 결과가 발표되는 점을 문제 삼기도 했다.
서영교 최고위원 후보는 이날 TBS라디오에 출연해 “전당대회 문제는 권리당원 투표를 먼저 해버리고 판은 뒤에 깔아진다는 것”이라며 “전당대회준비위원회(전준위)가 판을 깔아줬으면 좋겠다. 대의원대회를 하기 전에 판을 깔아 놓으면 후보가 함께 갈 수 있다”고 말했고, 고민정, 윤영찬 후보 또한 “맞다. 그건 좀 이상하다”고 동조했다.
당 대표 후보 간엔 ‘네 탓’ 공방도 일었다. 친이재명계 좌장으로 꼽히는 정성호 의원은 지난 6일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흥행이 안 돼) 걱정이다”며 “휴가철인 이유도 있지만 ‘어대명’ 때문도 있다. 하지만 어대명도 사실 경쟁자가 만든 것”이라고 지적했다.
추격자 그룹인 박용진, 강훈식 의원으로서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아직 ‘단일화’란 카드가 남았지만 두 후보 간 온도차가 큰 상황에서 1주 차 지역이 상대적으로 권리 당원 수가 적고, 아직 국민여론조사와 일반당원 여론조사 결과가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제 시작’이라며 투표율 제고에 나섰다.
박 후보는 이날 오전 BBS라디오에 출연해 “이제 시작으로 변수도 많고 역동성이 발휘될 포인트도 있다”며 “대세론으로 일종의 착시 효과가 나타나면 아예 투표를 포기하는 분들이 생겨 가장 우려스럽다. 적극적으로 투표에 나서달라”고 밝혔다.
특히 “이번 주에 여론조사 결과도 발표가 되고, 점점 더 권리당원 숫자가 커지고 있고, 맨 마지막이지만 전국 대의원들은 28일 당일 투표를 한다”며 “이런 변수들이 여전하기 때문에 벌써 끝났다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강 후보 또한 이날 봉하마을을 찾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뒤 경남 지역 당원들과의 간담회를 통해 당심 다지기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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