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명 5위, 비명 6위에 역전 당할라’
“정청래 표 3∼5%만 이동해도 친명 전원 당선, 아름다운 그림” 주장
당대표 토론회 ‘李 사당화’ 놓고 충돌
더불어민주당 8·28 전당대회를 앞두고 친명(친이재명)계 지지자들이 ‘친명 최고위원 구하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누적득표율 74.15%로 당 대표 선거에서 ‘확대명’(확실히 대표는 이재명)을 굳혔다고 판단한 친명계가 조직적 분산 투표를 통해 최고위원까지 ‘친명계 싹쓸이’를 시도하고 있는 것. 차기 민주당 지도부를 명실상부한 이재명 친위체제로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9일 현재 최고위원 누적 득표율 순위에서 당선권인 5명에 친명 후보 4명이 모두 포함됐다. 1위는 정청래 후보(28.40%), 3위부터 5위까지는 박찬대(12.93%) 장경태(10.92%) 서영교(8.97%) 후보가 자리했다. 친명 대 비명(비이재명) 간 대결 구도에서 고민정 후보만 22.24%로 2위다. 나머지 비명인 윤영찬(7.71%) 고영인(4.67%) 송갑석(4.16%) 후보가 뒤를 잇는 상황이다. 친명계는 서 후보와 윤 후보 간 득표율 차이가 1.26%포인트밖에 나지 않아 대의원 선거, 국민 여론조사 등에서 역전을 우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 의원 지지층에선 “수박은 한 명도 지도부로 들이지 말아야 한다”며 전략적 투표를 독려하고 있다.
이 후보 측 한 지지자는 페이스북을 통해 “정청래 후보의 득표율 중 6%는 사표”라며 “정 후보 지지자의 3∼5%만 장경태, 서영교로 이동하면 친명 후보 전원이 최고위원이 된다. 가장 아름다운 그림”이라고 주장했다. 여기엔 이 후보를 강하게 비판해온 비명계의 당 지도부 입성을 막아야 한다는 ‘방어 심리’도 깔려 있다. 이 후보 측 관계자는 이날 “이 후보가 당 대표가 된 뒤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하려면 최고위원들도 친명 진영으로 구성돼야 한다”고 했다. 반면 한 민주당 중진 의원은 “친명 일색으로 지도부가 채워지면 반대 의견은 묵살되고 일방통행식 당 운영이 불 보듯 뻔하다”며 “다양한 의견이 공존하는 민심과도 괴리돼 제대로 된 제1야당 역할도 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이날 민주당 대표 후보 토론회에선 ‘이재명 사당화’ 논란이 촉발된 당헌 80조(부정부패 당직자 기소 시 직무 정지) 개정 문제를 놓고 당 대표 후보들이 격돌했다. 박용진 후보는 당헌 개정이 “사당화”라고 비판했고, 강훈식 후보도 “시기가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이 후보는 “저 때문에 개정하려는 게 아니다”며 “검찰권 남용이 있을 수 있는 상태에서 정부와 여당의 야당 침탈 루트가 될 수 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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