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11일 윤석열 대통령의 수도권 폭우 사태 대응 논란과 관련, 대통령실 참모진의 대대적 문책성 교체를 촉구했다.
윤 대통령 참모들이 논란을 해명하는 과정에서 오히려 각종 구설을 일으키며 문제를 키운 것을 집중 타격해 대통령실의 난맥상을 부각시키는 쪽으로 공세 초점을 맞춘 것으로 풀이된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천재지변보다 무서운건 윤석열 정부의 안일함과 위기 불감증”이라며 “국민은 위기 대응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불안하고 윤석열 정부의 총체적 무능에 분노하고 있다”고 포문을 열었다.
박 원내대표는 “대통령은 국민에게 죄송하다고 사과했는데 이를 두고 사과가 아니라는 대통령실의 오락가락 행보도 어처구니 없다. 반지하 일가족 참사 현장을 국정 홍보에 활용하는 인식도 경악스럽다”며 “실력도 개념도 없는 대통령실 무능인사들을 전면 교체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이는 전날 윤 대통령이 “희생자의 명복을 빌며 불편을 겪은 국민께 정부를 대표해 죄송한 마음”이라고 대국민 메시지를 낸 후 대통령실 관계자가 “굳이 사과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국민 눈높이에 맞춰 목소리를 듣겠다는 말씀 중 하나”라고 말했다가 이를 번복한 것과, 대통령실에서 발달장애 일가족이 사망한 신림동 반지하 주택 현장을 찾은 윤 대통령 사진을 국정 홍보용 카드뉴스로 제작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삭제한 일을 겨냥한 것이다.
박 원내대표는 “단지 홍보가 부족해서라는 상황 진단은 대단히 위험한 발상이자 착각”이라며 “대대적인 인적쇄신을 통해 이제라도 국민의 불안을 덜고 분노를 잠재울 것을 윤 대통령에게 다시 한 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전용기 의원도 “한숨만 늘어나는 대통령을 읽고 있는지 대통령실의 강인선 대변인은 ‘사과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대통령의 사과를 번복했고,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은 ‘비가 온다고 대통령이 퇴근을 안 하냐’고 한술 더 떴다”며 “대체 무슨 양심으로 그리도 뻔뻔하게 대응하는 것이냐”고 가세했다.
전 의원은 “상식 이하 언행에 대해 엄중하고 실효성 있는 조처를 내려야 할 것”이라며 “마침 다음 주면 윤 대통령은 취임 100일을 맞이한다. 인적쇄신이 필요하다. 대통령 대변인과 시민사회수석은 꼭 경질시키기 바란다”며 강인선 대변인과 강승규 수석 교체를 요구했다.
과거 청와대 출신 인사들의 질타도 연일 이어지고 있다.
문재인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고민정 최고위원 후보는 KBS 라디오에 나와 “대통령실에서 대응했던 것들을 보면 국민들이 무엇을 바라는가를 고민하지 않고 대통령의 심기만을 좀 바라보는 것 같다”면서 대통령실 참모진을 비판했다.
고 후보는 특히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의 ‘비 온다고 대통령이 퇴근 안 하느냐’ 발언을 문제삼으며 “대통령을 감싸고자 하는 게 오히려 대통령의 리스크를 더 키우고 있는 것”이라며 참모로서는 너무나 자격이 없는 발언들이었다“고 질타했다.
박근혜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을 지낸 조응천 의원은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반지하 참사 국정홍보물’ 논란을 거론하며 ”(대통령실의) 공감능력이 떨어지고 결국은 모든 것을 대통령을 가운데에 두고 생각하고 일을 하니까 그런 것“이라고 꼬집었다.
조 의원은 ”국민을 가운데에 둬야 한다. 국민을 위주로 생각을 한다면 이걸 보실 때 피해를 입으신 분의 마음은 어떨까(할 것)“이라며 ”그 생각을 해야 하는데 (대통령실은) ‘우리 대통령께서는 이 비 오는데 자기, 당신께서 우산을 받쳐두시고 쭈구리고 앉아가지고 참 망연자실하게 그 현장을 이렇게 애틋하게 쳐다보신다’ 이 생각만 하니까 그런 일이 벌어지는 것 같다“고 했다.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전날 MBC 라디오에 출연해 윤 대통령의 폭우사태 첫날 ‘자택 전화지시’를 거론하며 ”경호처, 비서실장, 그 다음에 안보실장까지도 있을 수 없는 책임 방기를 했기 때문에 이건 그냥 사과로 넘어갈 일은 아니다. 앞으로를 위해서도 그렇다“면서 경질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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