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게시판, 비대위 찬반 양론 ‘시끌’…“李 물러나라” vs “윤핵관이 들쑤셔”

  • 뉴시스
  • 입력 2022년 8월 11일 18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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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으로 당 내홍이 이어지고 있는 국민의힘이 11일 수해 복구 자원봉사 중 “사진 잘 나오게 비 좀 왔으면” 발언 파문으로 혼란이 가중되는 모양새다.

국민의힘 홈페이지 내 당원 게시판인 ‘할 말 있어요’에는 이날 오전부터 비대위 체제 전환에 대한 찬반 공방이 이어졌다.

조기 전당대회 개최를 주장한 한 당원은 “주호영 의원이 비대위원장을 더 하고 싶어서 당대표 선출을 늦춘다면 선거관리위원회를 새로 뽑아 선거하면 된다. 대표 선출을 빨리해서 당을 안정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른 당원도 “당대표를 12월에 선출한다면 또 다른 내홍을 준비하는 건가”라며 “당의 정상화가 우선이다. 빠른 시일 내에 당대표를 뽑아 새롭게 출발하고 정부를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비대위에 반대해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한 이 대표를 두둔하는 이들도 다수 있었다.

한 당원은 “비대위로 가기 전에 허심탄회하게 얘기해서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 원인을 분석하고 선배 의원들이 비대위를 만들어도 충분한데 투표로 선출된 젊은 당대표를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들이 들쑤시고 어떻게 하면 이 대표를 몰아낼지 잔머리만 쓰다가 이 지경까지 왔다”고 한탄했다.

다른 이는 당 중앙윤리위원회를 사법기관으로 비유하면서 “6개월 징역수가 무기수로 되는 운명적 과정에서 사법기관으로부터 어떤 재판도 받은 바가 없다”고 비판했다. 경찰 조사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윤리위가 이 대표에게 ‘당원권 정지 6개월’ 중징계를 내린 것부터 잘못됐다는 점을 꼬집은 것이다.

또 다른 당원은 “이 대표를 내치면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올라갈 것 같은가”라며 “대통령이 개입된 사건은 대통령이 책임져야 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이 이 대표를 겨냥해 ‘내부 총질 당대표’라 한 텔레그램 메시지가 공개된 만큼 윤 대통령이 비상 상황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 대표의 가처분 신청을 반대한 이들도 눈에 띄었다. 한 당원은 “선당후사에 따라 제발 조용히 물러나 달라. 법적 대응을 하지 말고 앞으로 진취적인 방향으로 자신의 길을 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비대위 출범에 대한 찬반 양론이 팽팽했던 당원 게시판 분위기는 오후 들어 주 위원장과 국민의힘 비토로 전환됐다. 김성원 의원이 이날 서울 동작구 사당동 수해 복구 현장에서 “솔직히 비 좀 왔으면 좋겠다. 사진 잘 나오게”라고 말한 데 이어 주 위원장이 “김 의원이 장난기가 좀 있다”고 해명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한 당원은 “주호영은 정신 차려야 한다. 혁신하지 말고 당신 직분에만 충실하라”라고 비난했다. 이어 “주 의원은 그렇게 하려고 비대위원장을 맡았나”라고 쏘아댔다.

다른 당원은 “개인적으로 이 대표를 좋아하지 않는다. 그러나 국민의힘 의원들이 하는 꼴을 보니 이 대표가 예뻐 보일 정도”라고 비꼬았다.

또 다른 이는 “주 위원장도 정말 감이 없다. 작은 것 가지고 왜 그러냐는 식으로 나오면 불난 집에 기름 붓는 격”이라며 “전당대회나 준비하라”고 비판했다.

당이 비대위 체제로 전환된 후 첫 공개 일정에서 실언이 쏟아지면서 당 안팎으로 비대위에 부정적인 여론이 늘어나는 상황이다.

‘국민의힘 바로 세우기’(국바세)를 이끄는 신인규 전 상근부대변인은 “여의도의 민낯이다. 수해 복구 대국민 봉사 자리에 본심이 튀어나오고 카메라에 찍혔다”고 비판했다. 김용태 청년최고위원은 “비대위 전환을 위해 멀쩡한 당을 비상 상황이라 호도하더니 비대위 구성 후 첫 공개행보에서 상상도 못했던 비상 상황을 스스로 만들었다”고 비꼬았다.

야당에서도 비판이 제기됐다. 우상호 민주당 비대위원장은 “집권당 의원이 했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며 “국민들을 도우러 갔다가 오히려 국민들에게 짐만 된 꼴이다. 있을 수 없는 망발”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김 의원은 실언 논란 이후 입장문을 통해 “엄중한 시기에 경솔하고 사려 깊지 못했다”며 “깊이 반성하며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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