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권성동 원내대표 재신임…주호영호, ‘내홍 수습’ 과제 안고 출범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8월 16일 17시 53분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국민의힘이 16일 당 비상대책위원회 출범과 함께 의원총회에서 권성동 원내대표에 대한 재신임을 결정했다. 9급 공무원 비하 발언과 ‘내부 총질’ 문자메시지 파문으로 위기에 몰렸던 권 원내대표는 재신임으로 일단 한숨 돌리게 됐다. 그러나 주호영 비대위원장이 이끄는 비대위는 당장 이준석 전 대표가 낸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등 극심한 여권 갈등을 봉합해야 하는 큰 숙제를 안고 시작하게 됐다.
● 與, 의총서 권성동 재신임
권 원내대표는 이날 비공개로 진행된 의총에서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다. 내려오라고 하면 기쁜 마음으로 무거운 짐을 넘기겠다”며 의원들에게 재신임 여부를 물었다. 국민의힘은 권 원내대표가 퇴장한 가운데 익명으로 투표를 진행했고, 의원들은 권 원내대표의 재신임을 결정했다. 주 위원장은 의총 뒤 기자들을 만나 “숫자를 확인하진 못했지만 (재신임) 찬성표가 압도적으로 많은 것으로 결정이 났다”고 밝혔다.

주호영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주호영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권 원내대표가 재신임 카드를 꺼내든 것은 당 안팎에서 “비상상황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해야 한다”는 주장이 계속됐기 때문이다. 5선 중진인 정우택 의원은 이날 BBS라디오에서 “비상 상황의 제공자가 비대위원으로 참여한다는 건 난센스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며 “(권 원내대표가) 결단을 내리는 게 어떨까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도 “권 원내대표가 원내대표직 사퇴도 고민했고, 최소한 재신임을 물으려는 생각은 이전부터 갖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의총에서는 재신임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이날 재신임 찬성 취지로 발언을 한 조해진 의원은 기자들을 만나 “집권당이 원내대표를 4개월 만에 새로 뽑는다면 당을 더 혼란에 빠뜨릴 것”이라고 말했다.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의 주축인 권 원내대표의 유임에 이 전 대표는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내부 총질 문자를 노출시켜서 지지율 떨어지고, 당의 비상상황을 선언한 당 대표 직무대행이 의총에서 재신임을 받는 아이러니”라며 “도대체 어디가 비상이었고 누가 책임을 진 거냐”고 비판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비대위 공식 출범에 따라 당 대표직에서 해임됐다. 지난해 6월 첫 ‘0선·30대 대표’가 된지 432일 만이다.
● 주호영, 비대위원 9명 확정
주호영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주호영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비대위는 이날 비대위원 명단을 확정하며 공식적으로 닻을 올렸다. 주 위원장은 이날 의총 직후 열린 상임전국위원회에서 자신과 권 원내대표, 성일종 정책위의장 등 당연직 비대위원 3명을 제외한 비대위원 6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초선의 엄태영 전주혜 의원이 포함됐고, 재선 의원을 지낸 정양석 전 의원도 합류했다.

원외 인사로는 주기환 전 국민의힘 광주시장 후보, 최재민 강원도의회 의원, 이소희 세종시의회 의원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대검찰청 수사관 출신으로 윤 대통령과 함께 일했던 주 전 후보는 아들의 대통령실 근무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에 대해 주 위원장은 “그 문제는 대통령실에서 답변하고 해결할 문제고, 저는 주 전 후보가 우리 당 열세지역인 광주에서 (6·1지방선거 당시) 15.9%를 얻은 그 호남 대표성을 대단히 중시했다”고 말했다.

가까스로 비대위가 출범했지만 여권 안팎에서는 “주 위원장이 제시했던 ‘혁신형 관리 비대위’ 목표에 맞지 않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현역 의원의 경우 친윤(친윤석열)계 색채가 덜한 의원들을 찾으려고 한 것 같은데 ‘비상상황’을 타개할만한 참신한 인사들이 포함되었는지는 의문”이라고 했다.

여기에 이 전 대표의 작심 기자회견으로 촉발된 여권의 내홍을 수습하는 일도 비대위의 과제다. 이 전 대표가 낸 가처분 신청 결과에 따라 비대위와 당이 또 한 번 출렁일 가능성도 있다. 가처분 신청의 첫 심문은 17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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