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9일 “경찰의 권한은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크게 확대돼 왔다”면서 “이제는 그 책임에 걸맞은 제도와 시스템을 갖춰 국민에게 신뢰받는 경찰로 거듭나야 한다”고 말했다. 행정안전부에 신설된 경찰국을 두고 계속되는 내부 여진을 감안한 발언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충북 충주시 중앙경찰학교에서 열린 신임경찰 310기 졸업식에서 축사를 통해 “(경찰은) 낡은 관행과 과감하게 결별하고 투명하고 민주적인 절차에 따른 조직 관리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찰국 설치로 인해 경찰 수사의 독립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지적을 염두에 둔 듯 “정부는 헌법과 법률이 정한 바에 따라 경찰 제도를 운영해 나갈 것이며 경찰의 중립성을 보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경찰로 첫발을 떼는 순경들에게 처우 개선도 다짐했다. 윤 대통령은 “범죄 현장 최일선에서 근무한 순경 출신 경찰관이 승진과 보직 배치에서 공정한 기회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경찰대 위주의 승진 문화를 타파하겠다는 뜻을 시사한 바 있다. 이어 경찰 기본급 인상과 주요 보직에 복수의 직급을 부여하는 ‘복수직급제’ 도입 등도 약속했다.
윤 대통령이 신임 경찰 졸업식에 참석한 것은 경찰 일각의 반발 속에 신설된 행안부 내 경찰국에 힘을 싣고 경찰대 개혁 등에 대한 동력을 얻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졸업식 직후 이어진 ‘청년경찰관 간담회’에서 “(참모들이) ‘다른 일정이 있기 때문에 여기를 내년에 가야 한다’ 이랬는데 여러분을 만나고 싶어서 왔다”면서 “여러분을 만나니까 쌓인 스트레스도 풀리고,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약 40분 동안 진행된 간담회에서는 경찰관들이 겪는 고충에 대한 대화가 오갔다. 직무 중 부상당한 공상경찰의 고충을 들은 윤 대통령은 “치료 시 절대 사비가 쓰여선 안 되고, 국가가 책임져야 할 부분”이라고 강조하며 동석한 이상민 행안부 장관, 윤희근 경찰청장에게 전체 공상경찰관 현황을 점검하라고 지시했다. 또 “육아 문제에 있어서만큼은 공공 부문이 선도해 간다는 의지로 관심을 갖고 적극 추진해 달라”고 이 장관에게 당부했다. 이날 행사에는 윤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도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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