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서도 완승한 이재명, ‘친명 지도부’ 굳혀…남은 고민은?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8월 21일 20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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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가 21일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광주 합동연설회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22.8.21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가 21일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광주 합동연설회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22.8.21 뉴스1
“통합된 더불어민주당을 만들겠다. 결코 사적이익이나 특정 계파를 위해서 권한을 남용하지 않을 것이다.” (21일 전남 합동연설회)

“계파정치는 상상할 수 없다. 공정한 시스템에 따라 국민과 당원의 선택을 받을 수 있는 공정한 정당을 만들겠다.” (20일 전북 합동연설회)

민주당 이재명 당 대표 후보가 20, 21일 치러진 호남 지역 경선에서 거듭 ‘통합’을 외쳤쳤다. 호남에서도 평균 78%가 넘는 득표율로 ‘확대명’(확실히 대표는 이재명) 기류를 굳힌 가운데 ‘포스트 전당대회’에 대비한 메시지라는 해석이다.

30%대의 저조한 투표율을 두고 당 안팎에서 “‘개딸’ 등 이 후보 강성 지지층만 참여한 투표”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어 이 후보로선 ‘이재명 사당화’ 논란을 불식시키고 리더십 명분을 확보하는 것이 최대 과제가 됐다.

● ‘친명 지도부’ 사실상 확정
이재명·박용진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와 최고위원 후보들이 21일 오후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광주지역 합동연설회에 참석하고 있다.2022.8.21/뉴스1
이재명·박용진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와 최고위원 후보들이 21일 오후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광주지역 합동연설회에 참석하고 있다.2022.8.21/뉴스1

21일 민주당에 따르면 이 후보는 21일까지 15개 시도 누적 득표율 78.35%를 기록했다. 이 후보는 지금까지 총 15개 순회경선 지역 중 충남(66.77%)을 제외한 모든 곳에서 70% 넘게 득표했다. 이 후보 측은 “이 후보가 경기지사 출신인 만큼 수도권에서도 지금과 비슷하거나 더 높은 득표율을 기대 중”이라고 밝혔다. 이 후보의 최종 득표율이 80%를 넘길 수 있을 지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어대낙’(어차피 대표는 이낙연) 분위기 속 치러진 2020년 전당대회에서 이낙연 전 대표는 최종 60.77%를 기록한 바 있다. 지난해 송영길 전 대표는 35.60%로 당선됐다.

최고위원들도 친명계로 대거 채워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날까지 최고위원 선거 누적 득표율 결과 정청래 후보가 26.40%로 1위를 지켰고 고민정(23.39%) 서영교(10.84%) 장경태(10.84%) 박찬대(9.47%) 순으로 뒤를 이었다. 고 후보를 제외한 4명은 공식적으로 ‘이재명 마케팅’을 해 온 친명계다. 호남 권리당원 수가 수 42만1047명으로 전체 권리당원(117만여 명)의 36%에 육박하는 만큼 비명계에선 그 동안 막판 ‘호남 대역전’을 기대했지만 이변은 없었던 셈이다.

● 비명계 ‘친명계만 꿩 먹고 알 먹고’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후보들이 21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광주합동연설회’ 참석해 서로 손을 맞잡고 당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윤영찬, 장경태, 서영교, 박찬대, 고민정, 고영인, 정청래, 송갑석 후보. 2022.8.21 뉴스1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후보들이 21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광주합동연설회’ 참석해 서로 손을 맞잡고 당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윤영찬, 장경태, 서영교, 박찬대, 고민정, 고영인, 정청래, 송갑석 후보. 2022.8.21 뉴스1

이제 이 후보에게 남은 최대 고민은 저조한 투표율이다. 이날까지 권리당원 종합 투표율은 36.43%로, 이제까지 투표율이 50%를 넘긴 지역은 경북(57.81%) 대구(59.21%) 부산(50.07%) 3곳 뿐이다. 특히 당 최대 텃밭이자 ‘당심 바로미터’로 꼽히는 호남에서도 투표율이 평균에 못 미치면서 당 내에선 ‘이재명 사당화’에 대한 비판이 본격화됐다.

박용진 당 대표 후보는 21일 전남 합동연설회에서 “민주당이 소수 당원들만 참여하는 당원 투표를 통해 ‘내로남불’, ‘소탐대실’의 비판을 받는 정치를 했다”며 “한쪽 계파가 대표도, 최고위원도 다 먹고, 당헌·강령도 마음대로 뒤집어서 ‘한쪽 계파가 꿩 먹고 알 먹고 국물까지 싹 다 독식한다’는 비판을 들을 것”이라고 ‘친명계 독식’을 맹공했다.

친문(친문재인) 진영의 윤영찬 최고위원 후보도 이 자리에서 투표율에 대해 “참으로 충격적이고 무서운 숫자”라고 했다. 그러면서 최근 ‘이재명 방탄용’ 논란이 일었던 당헌 80조 개정 문제를 언급하며 “어느 한 사람만을 위한 원칙을 바꾸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이냐”고 이 후보를 직격했다. 박 후보와 윤 후보 등 ‘비명(비이재명)계’는 23일 국회에서 ‘이재명 사당화’를 비판하는 긴급 토론회를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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