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호남도 80% 육박 압승… 당대표 굳히기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8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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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대표 경선, 수도권만 남아
권리당원 투표율은 30%대 그쳐

21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및 최고위원 후보자 광주 합동연설회에서 이재명 당 대표 후보가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광주=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21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및 최고위원 후보자 광주 합동연설회에서 이재명 당 대표 후보가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광주=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당 대표 후보가 21일 호남에서 80%에 가까운 득표율로 압승했다. 당 최대 텃밭인 호남에서도 이변 없이 ‘확대명’(확실히 대표는 이재명) 기류를 굳힌 것. 최종 5명을 뽑는 최고위원도 친명(친이재명)계 주자들이 모두 당선권에 들면서 ‘친명 지도부’가 사실상 확정된 분위기다. 다만 이날까지 권리당원 종합 투표율이 36.43%에 그치면서 이 후보의 리더십 명분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이 후보는 이날 전남에서 79.02%, 광주에서 78.58%를 득표했다. 전날 전북에선 76.81%를 받았다. 박용진 후보는 전남, 광주, 전북에서 각각 20.98%, 21.42%, 23.19%를 득표했다. 투표율은 전북 34.07%, 전남 37.52%, 광주 34.18%로 직전 충청 경선까지의 평균 투표율(37.69%)보다 낮았다.

선거인단이 가장 많은 수도권 경선이 아직 남았지만 비슷한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 후보가 최종 80%의 누적 득표율을 넘길지도 관심사다. 다만 높은 득표율과 관계없이 지난해(42.74%)와 2020년(41.03%) 전당대회보다 낮은 투표율이 이어질 경우 ‘이재명호’의 당 운영에도 어려움이 적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박 후보는 낮은 투표율에 대해 “민주당에 대한 호남의 실망이 드러난 것”이라고 했고, 이 후보는 ‘이재명 사당화’와 공천학살 우려 등을 의식한 듯 합동 연설마다 ‘통합’을 강조했다.

이재명, 78% 득표… 36% 그친 투표율에 ‘李사당화’ 논란 커져


호남 경선서 누적득표율 끌어올려
‘어대낙’ 이낙연때 60%보다 높아… 최고위원 친명계 구도도 이어져
호남 투표율 저조 “李측만의 잔치”… 비명계 내일 ‘이재명당’ 비판 토론



“통합된 더불어민주당을 만들겠다. 결코 사적 이익이나 특정 계파를 위해서 권한을 남용하지 않을 것이다.”(21일 전남 합동연설회)

“계파정치는 상상할 수 없다. 공정한 시스템에 따라 국민과 당원의 선택을 받을 수 있는 공정한 정당을 만들겠다.”(20일 전북 합동연설회)

민주당 이재명 당 대표 후보가 20, 21일 치러진 호남 지역 경선에서 거듭 ‘통합’을 외쳤다. 호남에서도 평균 78%가 넘는 득표율로 ‘확대명’(확실히 대표는 이재명) 기류를 굳힌 가운데 ‘포스트 전당대회’에 대비한 메시지라는 해석이다.

30%대의 저조한 투표율을 두고 당 안팎에서 “‘개딸’ 등 이 후보 강성 지지층만 참여한 투표”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어 이 후보로선 ‘이재명 사당화’ 논란을 불식시키고 리더십 명분을 확보하는 것이 최대 과제가 됐다.
○ ‘친명 지도부’ 사실상 확정
21일 민주당에 따르면 이 후보는 21일까지 15개 시도 누적 득표율 78.35%를 기록했다. 이 후보는 지금까지 총 15개 순회경선 지역 중 충남(66.77%)을 제외한 모든 곳에서 70% 넘게 득표했다. 이 후보 측은 “이 후보가 경기지사 출신인 만큼 수도권에서도 지금과 비슷하거나 더 높은 득표율을 기대 중”이라고 밝혔다. 이 후보의 최종 득표율이 80%를 넘길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어대낙’(어차피 대표는 이낙연) 분위기 속 치러진 2020년 전당대회에서 이낙연 전 대표는 최종 60.77%를 기록한 바 있다. 지난해 송영길 전 대표는 35.60%로 당선됐다.

최고위원들도 친명(친이재명)계로 대거 채워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날까지 최고위원 선거 누적 득표율 결과, 정청래 후보가 26.40%로 1위를 지켰고 고민정(23.39%) 서영교(10.84%) 장경태(10.84%) 박찬대(9.47%) 순으로 뒤를 이었다. 고 후보를 제외한 4명은 공식적으로 ‘이재명 마케팅’을 해 온 친명계다. 호남 권리당원 수가 수 42만1047명으로 전체 권리당원(117만여 명)의 36%에 육박하는 만큼 비명(비이재명)계에선 그동안 막판 ‘호남 대역전’을 기대했지만 이변은 없었던 셈이다.
○ 비명계 ‘친명계만 꿩 먹고 알 먹고’
21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및 최고위원 후보자 광주 합동연설회에서 이재명, 박용진 당 대표 후보가 박수를 치고 있다.  광주=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21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및 최고위원 후보자 광주 합동연설회에서 이재명, 박용진 당 대표 후보가 박수를 치고 있다. 광주=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이제 이 후보에게 남은 최대 고민은 저조한 투표율이다. 이날까지 권리당원 종합 투표율은 36.43%로, 이제까지 투표율이 50%를 넘긴 지역은 경북(57.81%) 대구(59.21%) 부산(50.07%) 3곳뿐이다. 특히 당 최대 텃밭이자 ‘당심 바로미터’로 꼽히는 호남에서도 투표율이 평균에 못 미치면서 당내에선 ‘이재명 사당화’에 대한 비판이 본격화됐다.

박용진 당 대표 후보는 21일 전남 합동연설회에서 “민주당이 소수 당원들만 참여하는 당원 투표를 통해 ‘내로남불’, ‘소탐대실’의 비판을 받는 정치를 했다”며 “한쪽 계파가 대표도, 최고위원도 다 먹고, 당헌·강령도 마음대로 뒤집어서 ‘한쪽 계파가 꿩 먹고 알 먹고 국물까지 싹 다 독식한다’는 비판을 들을 것”이라고 ‘친명계 독식’을 맹공했다.

친문(친문재인) 진영의 윤영찬 최고위원 후보도 이 자리에서 투표율에 대해 “참으로 충격적이고 무서운 숫자”라고 했다. 그러면서 최근 ‘이재명 방탄용’ 논란이 일었던 당헌 80조 개정 문제를 언급하며 “어느 한 사람만을 위해 원칙을 바꾸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이냐”고 이 후보를 직격했다. 박 후보와 윤 후보 등 ‘비명계’는 23일 국회에서 ‘이재명 사당화’를 비판하는 긴급 토론회를 열 예정이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당대표 굳히기#친명 지도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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