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대외용 주간지 통일신보는 20일 윤 대통령을 “남조선(남한) 비극의 근원이고 우리 민족의 재앙거리”라고 부르며 ‘담대한 구상’에 대해 “애초에 기대조차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신보는 이날 리경식 남조선문제 전문가 명의의 ‘무지 무도함이 모든 일을 망쳐놓는다’는 글에서 “(윤석열) 역도가 ‘8·15경축사’란 데서 ‘담대한 구상’ 내용에 대해 나열했을 때 100일나마 고심하고 구상한 것치곤 너무도 어이없고 쓴웃음이 나와 다시 상기하는 것조차 시간 낭비로 여겨진다”며 이같이 밝혔다.
리씨는 “(윤 대통령은) 역대 북남(남북)관계가 어떤 우여곡절을 겪어왔는지, 무엇이 민족의 화해·단합·평화의 앞길을 가로막는 장애물로 됐는지 초보적 문제부터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며 “북남관계의 근본은 물론 가장 초보적 문제조차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는 천하 바보가 분명하단 생각이 굳어진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김여정 북한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 평양 노동신문=뉴스1리씨는 특히 “‘담대한 구상’이 발표된 다음 날 미국과 야합해 대규모 합동군사연습을 광란적으로 벌여놓는 것으로 그 담대함이 무모한 북침전쟁 도발에 있다는 것만 보여줬다”며 “한마디로 북남관계의 근본적 문제 인식조차 결여되다 보니 미국도 두려워 감히 어쩌지 못하는 우리의 정치사상적 위력, 핵군력 앞에 하루 산 풋강아지처럼 놀아대고 있는 것”이라고 거듭 날을 세웠다.
한미 양국 군이 16일부터 올 후반기 연합연습 ‘을지 자유의 방패’(UFS·을지프리덤실드)의 사전연습 격인 위기관리연습을 실시한 사실을 지목한 것이다. 북한 당국은 북한의 침공 상황에 대비한 방어적 성격의 한미연합훈련을 오히려 ‘북침전쟁 연습’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리씨는 “악화된 현 북남관계를 해결하자면 동족에 대한 적대의식과 대결정책을 철회하고 외세의존과 사대 추종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이것이 북남관계 해결의 가장 근본적이고 선차적인 중대 과제, 해결방책이라고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미훈련 중단과 대북제재 완화를 요구한 것이다.
그는 “지금과 같이 동족을 적대시하고 외세와 야합한 반공화국 적대시 정책과 군사적 대결소동에 부질없이 매여 달린다면 그만큼 더러운 잔명이 줄어들 뿐”이라고 경고했다.
윤 대통령은 이달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북한이 핵개발을 포기하고 실질적 비핵화로 전환할 경우 단계별로 경제협력·지원, 그리고 북한 체제 안전에 도움이 될 정치·군사적 조치를 취한다는 등의 내용을 담은 ‘담대한 구상’을 공개 제안했다.
그러나 김여정 북한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은 19일자 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게재한 담화에서 ‘담대한 구상’은 “가정부터가 잘못됐다”며 “우리 국체(國體)인 핵을 경제협력과 같은 물건짝과 바꿔보겠단 발상은 천진스럽고 어린 것”이라고 거부 의사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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