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이양희 중앙윤리위원장은 22일 당원이 정치적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히는 데 있어 당헌·당규를 위반할 경우 엄중 심의하겠다는 최근 윤리위 입장문과 관련해 “이준석 전 대표 당원 등 특정인을 겨냥한 것이 절대 아니었다”고 밝혔다. 이에 이 전 대표는 “표현에 대한 규제”라며 비판했다.
이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윤리위원회 회의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최근 언론에서 누구를 겨냥한 게 아니냐는 해석을 많이 했다. 어느 특정인 겨냥이 아니었다”며 “국민의힘 당원 누구든 8월 19일 이후 본인의 정치적 입장을 표명하는 것에는 당헌·당규 위반을 매우 신중하게 윤리위에서 다룰 것이며, 정치적 고려는 철저히 배제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윤리위는 지난 19일 낸 입장문에서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당원 누구든 정치적 입장을 밝히는 데 있어 당의 위신 훼손·타인 모욕 및 명예훼손·계파 갈등 조장 등 당원으로서 품위유지를 위반하고 반복하면 예외 없이 그 어느 때보다도 엄정하게 관련 사안을 심의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이 위원장은 “정치적 표현의 자유는 마땅히 보장받아야 할 권리”라면서도 “국민의힘 당헌·당규 위반 결과로 내려진 조치는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훼손하는 것이 아니라, 당의 기강 유지 및 기풍 진작과 윤리 의식 제고를 위한 조치로 보는 것이 상식적 판단”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이준석 전 대표는 이날 YTN방송 ‘뉴스가 있는 저녁’에 출연해 “정치는 말로 하는 것이다. (윤리위가) 표현을 규제하겠다는 것인데 이준석이 막말로 논란이 된 적은 없다. 지금 윤리위가 규제하고자 하는 것은 비유에 대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어떤 언어를 규제하겠다는 건지 이해가 가지도 않고 앞으로 오히려 이런 비유나 상황을 풀어서 설명하는 것은 권장돼야 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자신이 최근에 사용한 사자성어 ‘양두구육’을 거론하면서 “요즘 어린이들 사자성어 책 사보면 나오는 것”이라며 “양두구육이라는 표현을 썼다고 해서 이것이 당의 내분에 보탬이 되니까 규제한다는 식으로 가면 정치가 희화화된다”고 말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을 ‘개고기’에 빗대어 표현했다는 일각의 비판에 대해선 “그렇게 따지면 앞으로 동물 비유가 되는 사자성어는 다 하면 안 되는 것”이라며 “‘토사구팽’은 토끼를 사냥하고 사냥개를 삶아 죽인다는 것인데 (사자성어를) 풀면 얼마나 잔인한 얘기냐”고 지적했다.
이 전 대표는 박희태 전 국회의장을 언급하면서 “비유나 표현들로 대변인이 정치 상황을 잘 풀어서 설명했다고 명대변인들이라고 불렸다”며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표현은 아직 통용되고 있다. 그런데 그게 징계의 대상이 돼야 했느냐”고 반문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