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당원 투표로 의사결정’ 논란… 非明 “강경론에 휘둘릴것”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8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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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원투표, 대의원 의결보다 우선’
지난주 당무위서 당헌 신설 의결
박용진 “위험한 칼” 개딸 주도 우려
윤영찬, 최고위원 후보서 사퇴
“호남 낮은 투표율의 경고 들어야”

21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및 최고위원 후보자 광주 합동연설회에서 이재명, 박용진 당 대표 후보가 박수를 치고 있다.  광주=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21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및 최고위원 후보자 광주 합동연설회에서 이재명, 박용진 당 대표 후보가 박수를 치고 있다. 광주=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더불어민주당이 권리당원 전원투표(이하 전원투표)를 기존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전국대의원대회 의결보다 우선하는 내용의 당헌을 신설하려는 것과 관련해 제2의 ‘이재명 방탄용’이란 논란이 일고 있다. 민주당은 “특정 후보를 위한 것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지만 당권 주자인 박용진 후보는 22일 “일부 강성 목소리만 과대대표 될 것”이라며 반발했다.

박 후보는 이날 당헌 개정에 반대하는 입장문을 내고 “당이 당원투표를 최고의사결정 방법으로 격상하는 당헌을 신설하려고 한다”며 “이 조항이 신설되면 대의원대회는 사실상 무력화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앞서 19일 당무위원회를 열고 당헌에 ‘권리당원 전원투표는 전국대의원대회 의결보다 우선하는 당의 최고 의사결정 방법’이란 조항을 신설하기로 의결했다. 전원투표의 실시 대상은 당의 합당과 해산, 특별당헌·당규 개정·폐지다.

박 후보는 민주당이 2020년 총선을 앞두고 비례위성정당을 창당하고 지난해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후보 공천 과정 때 전원투표를 활용했던 점을 강조하며 “새로운 지도부의 위험한 칼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민주당 특별당규엔 21대 총선 및 20대 대선 후보자 선출 규정 등도 포함돼 있어 2024년 총선 규정도 결국 ‘개딸’ 등 강성 지지층 투표에 휘둘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박 후보는 “현재 전원투표 요건은 당규상 3분의 1 투표, 과반 찬성이면 성사되는 구조”라고 꼬집었다. 조응천 의원도 YTN에서 “지도부와 강성 당원들이 수시로 발의하고 전원투표에 들어가면 강대강으로 가는 게 공고해지지 않을까 싶다”고 우려했다.

논란이 일자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당헌당규에 전원투표가 어떤 요건, 주제로 하는지 명시돼 있지 않아 정한 것”이라며 “정당의 운명에 관련된 중요한 사안을 전원 투표로 한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당헌 개정안은 24일 중앙위원회에서 통과되면 최종 확정된다.

‘이재명 사당화’ 논란이 거세지는 가운데 친문(친문재인) 진영 윤영찬 의원은 최고위원 후보직에서 사퇴하고 광주 현역 의원인 송갑석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윤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원칙과 상식으로 민주당의 사당화를 막아 보려 했지만, 전당대회를 통해 이를 저지하는 길은 더는 의미가 없다고 판단했다. 호남의 처참하게 낮은 전당대회 투표율은 민주당을 향한 마지막 경고인데도 다수의 최고위원 후보들이 민심이 아닌 특정 후보에게 줄 서는 상황이 참담하고 부끄럽다”고 이 후보와 친명 최고위원 주자들을 싸잡아 비판했다.

#민주당#전원투표 논란#당원투표#대의원 의결보다 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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