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측 주장 놓고 거친 설전
검찰, 배씨 사전구속영장 청구
“100여건 2000만원 이상 유용 의심”
김씨는 불구속 기소 가닥 잡은듯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의원 측이 이 의원의 부인 김혜경 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을 “‘7만8000원 사건’”이라고 표현한 것을 두고 여야의 공방이 거세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장발장 코스프레”, “전형적 언어교란”이라고 비판했고, 친명(친이재명)계는 “7만8000원으로 문제 삼냐”며 ‘정치보복’ 프레임으로 맞서고 있다.
김 씨의 경찰 조사에 앞서 이 의원 측은 전날(23일) 페이스북에 “김 씨가 ‘이른바 7만8000원 사건’ 등 법인카드 관련 조사를 위해 출석한다”며 “이번 ‘7만8000원 사건’에서 김 씨가 법인카드 사용 여부를 몰랐다는 확실한 증거가 있는데 경찰이 소환조사까지 하는 것에 대해 유감”이라고 적었다. ‘겨우, 고작 7만8000원으로 문제 삼냐’는 뜻으로 읽혔다.
이에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24일 페이스북에 “대선 때 이 의원 측 법인카드 의혹은 이루 헤아릴 수 없다. 자택 주변 음식점 결제, 경기도 공무원 사노비화, 샌드위치깡, 한우깡, 소고기 배달, 12만 원 결제 한도, 사건 참고인의 극단적 선택 등등”이라며 “모든 혐의를 ‘7만8000원’으로 ‘퉁친’ 것은 ‘국어적 범죄’”라고 했다. 김 씨는 지난해 8월 민주당 관련 인사 3명과 서울의 한 식당에서 점심 식사를 한 뒤 자신의 식사비를 제외한 나머지 금액 7만8000원을 경기도 법인카드로 결제하는 등 여러 차례 법인카드를 유용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여야의 공방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민주당 서영교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전형적인 부풀리기 수사”라며 “7만8000원 등 법인카드(유용)에 대해선 소환조사하고 수십억 원의 주가조작 사건 혐의자인 김건희 씨는 소환조사도 안 하냐”고 썼다. 반면 국민의힘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7만8000원’ 프레임으로 진상을 호도하고 있다. 국민을 우롱하는 행위를 멈추라”고 했다.
경찰 수사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이날 “업무상 배임 및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전 경기도청 총무과 별정직 5급 직원 배모 씨(46)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수원지검은 경찰이 신청한 영장을 즉각 법원에 청구했다. 배 씨는 지난해 4∼10월 경기도청 비서실 7급 공무원을 시켜 식당에서 10여 차례 도청 법인카드로 음식값을 결제하고, 음식을 당시 김 씨 자택으로 배달시켰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배 씨가 업무추진비를 유용한 것으로 의심되는 내역은 건수로 100건 이상, 액수로 2000만 원 이상이라고 한다. 경찰은 김 씨를 기소 의견으로 불구속 송치하기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