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경북 성주에 있는 주한미군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기지를 이달 말까지 정상화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반전(反戰)단체 등이 사드 철거와 기지 정상화 철회를 촉구하는 집회에 나선다.
25일 사드철회평화회의에 따르면 사드 반대단체와 기지 인근의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주민 등이 9월3일 소성리 진밭교에서 ‘사드 반입 5년, 13차 범국민평화행동’을 연다.
집회에서 참가자들은 △사드 철거 △기지 공사 중단 △일반환경영향평가 반대 △마을회관 앞 미군 통행 반대 △사드 기지 정상화 저지 등을 요구하며 정부를 압박할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가 강경하게 밀어붙이는 사드 기지 정상화 방침에 사드 반대단체와 당국간 충돌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지난해 5월부터 국방부는 사드 기지 내 한·미 장병 생활관 리모델링 공사 등을 본격적으로 진행 중인데, 마을회관 앞 도로를 통해 매주 3차례 진행되는 물자수송을 막으려는 소성리 주민 등의 피로도가 극에 달한 상황이다.
25일 오전에도 반전단체와 소성리 주민 등이 마을회관 앞 도로에서 집회를 열고 차량 진입을 저지했다. 물자 수송을 강행하고 있는 국방부와 이를 막으려는 주민간 갈등이 1년이 넘도록 이어지는 것이다.
사드철회소성리종합상황실 측은 “일반환경영향평가를 시작하지도 않았는데 이달 말까지 기지 운영을 정상화하겠다는 정부 방침은 법적으로도 문제의 소지가 있다”며 “정부의 육상 병참선 확보를 저지하는 평화행동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일반환경영향평가는 사드 기지 부지 70만㎡에 대한 것으로, 사드 체계 최종 배치 여부를 결정하는데 필수적인 절차다.
국방부는 지난 6월 중순부터 환경영향평가를 주도할 평가협의회 구성을 위한 위원 추천을 성주군에 요청했다.
그러나 성주군은 공무원 1명만 추천하고 주민측 위원은 추천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5년간 사드 기지 건설을 반대해온 소성리 주민 등의 반발을 의식해서다.
주한미군의 사드는 북한의 핵과 탄도미사일 공격을 감시·요격한다는 목적으로 박근혜 정부 때인 2017년 4월 국내에 반입됐다. 당시 정부는 통상 6개월 정도 걸리는 ‘소규모 환경영향평가’를 통해 사드를 정식 배치할 계획이었으나, 대통령 탄핵 정국과 중국의 반대 등으로 추진에 차질을 빚었다.
이후 문재인 정부는 사드 정식 배치에 앞서 일반환경영향평가를 거치도록 방침을 바꿨다. 변경된 방침에 따르면 △환경영향평가협의회 구성·심의 △평가서 초안 작성·협의 △주민 등 의견 수렴 △평가서 본안 작성·협의 등의 절차를 진행하는데 1년 이상 필요하다.
그러나 문 정부는 인근 주민 등의 사드 배치 반대 주장을 의식해 절차를 진행하지 않았고, 결국 사드 배치를 둘러싼 갈등과 마찰은 3개 정권에 걸쳐 이어지고 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사드기지의 일반환경영향평가를 완료하고, 주한미군의 임무 수행 여건을 갖추기 위해 기지를 정상화하겠다”고 공약하는 등 군사적 측면에서 대북·중 강경 대응 방침을 밝힌 바 있다.
대통령실도 “사드는 북한 핵·미사일로부터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자위적 방어 수단이며 안보주권 사항으로 결코 협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주장을 일관되게 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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