巨野 당대표 된 이재명 “정부와 협력, 퇴행과 독주엔 맞서겠다”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8월 28일 21시 07분


:더불어민주당 제5차 정기전국대의원대회가 28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KSPO돔)에서 열린 가운데, 신임 당대표로 당선된 이재명 후보가 박용진 후보와 포옹하고 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더불어민주당 제5차 정기전국대의원대회가 28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KSPO돔)에서 열린 가운데, 신임 당대표로 당선된 이재명 후보가 박용진 후보와 포옹하고 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국민과 국가를 위해 바른 길을 간다면 정부여당의 성공을 두 팔 걷고 돕겠다. 그러나 민생과 경제, 민주주의와 평화의 가치를 훼손하고 역사를 되돌리는 퇴행과 독주에는 결연히 맞서겠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신임 당 대표는 28일 당 대표 수락연설에서 거듭 ‘민생’과 ‘경제위기’를 강조하며 정부여당과의 협업을 약속했다. 당장은 ‘강대강 대치’보다는 ‘유능한 야당’ 이미지를 내세워 야권의 확실한 차기 대권주자로서 존재감을 높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날 선출된 최고위원도 ‘친명(친이재명)’ 일색으로 구성되면서 ‘이재명 사당화’ 논란이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이 대표는 당을 향해 “민주당은 모래나 자갈이 아닌 콘크리트가 돼야 한다”며 ‘통합’도 강조했다.

● 李, “영수회담서 해법 만들겠다”
이 대표는 이날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진행한 수락연설에서 윤 대통령에게 영수회담을 제안했다. 그는 “첫째도 민생, 둘째도 민생”이라며 “국민의 삶에 단 반발 짝이라도 갈 수 있다면 제가 먼저 가서 정부여당에 협력하겠다. 영수회담을 요청해 머리를 맞대고 해법을 만들겠다”고 했다. 그는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지금 가장 급선무는 민생과 경제의 어려움을 타개하는 것”이라며 “주도권을 갖고 있는 정부여당, 특히 윤 대통령에게 협력할 수 있는 최대치를 협력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3·9 대선 당시 자신과 윤 대통령의 공약이 비슷했다는 점을 강조하며 “이 중 민생과 경제위기 해결에 될 정책들을 신속하게 추진하자고 요청드린다”고 했다.

다만 정치권에서는 검경 수사선상에 올라 있는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들이 결국 여야 간 충돌의 뇌관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3·9 대선과 6·1 지방선거에 이어 이 대표와 윤 대통령 간 사실상의 ‘대선 3라운드’가 펼쳐지게 되는 것. 야권 관계자는 “당장 공소시효 종료가 임박한 사법리스크들이 남아있어 강대강 대치가 불가피할 것”이라며 “주요 선거 때마다 ‘선명성’을 내세워 온 이 대표가 정기국회에서도 ‘강한 야당’을 표방해 여당과 날 선 관계를 이어가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도 이날 수락연설에서 “정치 때문에 현실은 악화일로”라며 “슈퍼리치 감세, 서민예산 삭감 같은 상식 밖의 정책으로 양극화는 더 악화될 것”이라고 정부여당의 정책 방향을 비판했다. 이 대표는 다음 달 6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자로 나서 현 정부 정책을 비판할 것으로 보인다.

● 40% 벽 못 넘은 투표율 고민
여권과의 관계 설정 외에 당 내부 갈등 수습도 이 대표의 주요 과제다. 이 대표는 이번 전당대회에서 77.77%의 압도적 득표율로 역대급 승리를 거뒀지만 권리당원 투표율(37.09%)은 끝내 40%의 벽을 넘지 못한 채 지난해(42.74%)와 2020년(41.03%)에 못 미쳤다. 이 대표는 낮은 투표율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지난해 전당대회보다 투표자 수가 1.5배 더 많다”며 “120만 명 권리당원 투표자 중 40만 명이 참여해 80% 가까이 지지했는데 이를 소수 팬덤이라고 하는 것은 과하다”고 반박했다. 코로나 여파로 4년만에 열린 ‘체육관 전당대회’에 3000여 명이 운집한 가운데 ‘개딸’ 등 이 대표의 강성 지지층이 대거 참석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다만 이 대표도 심각한 당 분열 상황을 우려한 듯 수락연설에서 “다양성이 본질인 민주정당에서 다름은 배제의 대상이 아니라 역할 분담을 통한 시너지의 원천”이라며 “실력에 따라 인재를 쓰고 역할을 부여하고, 민주당의 확고한 공천시스템에 따라 기회를 가질 것”이라고 했다. 공식 임기 첫날인 29일엔 첫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경남 양산시 평산마을을 찾아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할 예정이다. 한 친명계 인사는 “‘탕평’을 강조하기 위한 일정으로, 앞으로 친문까지 모두 끌어안겠다는 의지”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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