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은 안철수 의원이 지난 27일 의원총회에서 권성동 원내대표 유임에 반대 목소리를 내지 않다가 당내 여론이 뒤바뀌자 사퇴를 촉구한 것을 두고 “지도자의 처신이라 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30일 오전 페이스북을 통해 “당의 리더로 나서려는 의원이 의총에서 자신의 주장을 명확히 밝히지도 않고 이도 저도 아닌 모호한 입장으로 일관하다 적당히 눈치 보며 뒤늦게 의총 결과를 뒤집는 발언으로 혼란을 가중시켜서는 안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의총 결과는 마땅히 존중돼야 한다”면서 “최종심도 아닌 하급심 재판부가 본안판결이 아닌 임시 가처분을 한 것에 불과하고 그 내용도 도저히 승복할 수 없는 결정이었지만, 일단 가처분의 효력이 발생해 있는 이상 달리 선택할 만한 최선책은 없었으므로 의총에서의 결론은 부득이한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중진 의원을 중심으로 사퇴 요구가 제기된 권 원내대표의 거취와 관련해서는 “권 원내대표 역시 지도자로서의 무거운 책임감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을 것이며 불분명한 부분은 보다 더 분명하게 정리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이 어려운 위기 국면에서 의원이라면 의총에 참석해 발언할 수 있을 때 자신의 소신을 충분히 밝히고, 공론에 부쳐 치열한 토론을 해야 한다”며 “그 결과가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존중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거듭 안 의원을 겨냥했다.
안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새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반대하며 권 원내대표의 사퇴를 촉구하는 입장을 밝혔다. 당일 국민의힘에서는 중진부터 초선, 원외까지 권 원내대표의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연이어 제기된 상황.
안 의원은 “여당이 혼란에 빠져 중요한 개혁의 골든타임을 허비하는 것은 국민과 국가를 위한 도리도 아니고 대통령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며 “누구의 책임이나 잘잘못을 따지기에 앞서 사태를 빨리 수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럴 때일수록 겸허한 마음으로, 어렵고 더디더라도 국민 앞에서 정도를 걸어야 한다”며 “국민 앞에 부끄럽지 않은 선택을 하는 것이 국민의 마음을 얻고 당과 윤석열 정부를 살리는 길이다. 민심과 싸워 이긴 정권은 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안 의원은 지난 27일 의원총회에서 당헌·당규를 개정해 새로운 비대위를 구성하기로 결의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여러 가지 다양한 의견을 나누고 경청했다. (제 의견은) 나중에 말씀드리겠다”며 즉답을 피한 바 있다. 김 의원은 같은 자리에서 “무거운 얘기들이 많이 있었다. 무거운 마음”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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