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하난 전달한 이진복 폰으로 통화
尹 “민생 협력을”… 文 안부 묻기도
양자 아닌 여야 대표와 회동 언급
李 “형식 구애 안받고 빨리 만나길”
윤석열 대통령이 30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의 통화에서 “가까운 시일 내 여야 당 대표들과 좋은 자리를 만들어 모시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취임 직후 잇달아 윤 대통령과의 만남을 요청한 데 대한 답변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이진복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을 국회로 보내 이 대표에게 축하 난을 전달하고 이 수석의 휴대전화로 이 대표와 통화했다. 이 수석이 먼저 “윤 대통령이 이 대표와 통화하기를 원한다”고 하자 이 대표가 “좋다”며 수락해 통화가 이뤄졌다. 두 사람 간 통화는 3월 10일 대선 결과가 발표된 뒤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이 대표에게 “당 대표직을 수행하는 데 있어 도울 일이 있으면 저도 돕겠다. 무엇보다 경제가 어려운데 민생 입법에 초당적인 협력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윤 대통령께서 성공한 대통령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덕담했고, “가능한 한 빨리, 형식과 절차에 구애받지 않고 만나면 좋겠다. 그래서 최대한 협력하는 모습을 갖자”고 제안했다고 민주당 박성준 대변인은 전했다.
또 윤 대통령은 “양산을 다녀오셨는데 문재인 전 대통령 내외분 안부가 괜찮으시더냐”고 물었고, 이 대표는 “윤 대통령이 집회 문제를 해결해줘서, 가 보니 평산마을이 조용해져서 훨씬 분위기가 좋았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김은혜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의 서면 브리핑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이 대표의 만남 제의에 대해 ‘당이 안정되면 가까운 시일 내’, ‘여야 당 대표들과 좋은 자리’를 언급했다. 회담의 시점과 형식에서 두 사람 간 미묘한 견해차를 드러낸 것이다. 윤 대통령이 이 대표의 일대일 만남 제안을 에둘러 거부하고 여야 당 대표 다자 회동을 역제안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여당 내홍 사태가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당 안정화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여 만남이 미뤄질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이 대표가 취임 직후부터 윤 대통령과의 회담을 적극 추진하는 것은 ‘발목 잡는 야당’ 프레임에서 벗어나 협치하는 모습을 부각하기 위한 취지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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