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와 통화한 尹 “가까운 때 좋은 자리 만들겠다”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8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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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하난 전달한 이진복 폰으로 통화
尹 “민생 협력을”… 文 안부 묻기도
양자 아닌 여야 대표와 회동 언급
李 “형식 구애 안받고 빨리 만나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왼쪽)가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이진복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으로부터 윤석열 대통령이 보낸 축하 난을 전달받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왼쪽)가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이진복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으로부터 윤석열 대통령이 보낸 축하 난을 전달받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윤석열 대통령이 30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의 통화에서 “가까운 시일 내 여야 당 대표들과 좋은 자리를 만들어 모시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취임 직후 잇달아 윤 대통령과의 만남을 요청한 데 대한 답변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이진복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을 국회로 보내 이 대표에게 축하 난을 전달하고 이 수석의 휴대전화로 이 대표와 통화했다. 이 수석이 먼저 “윤 대통령이 이 대표와 통화하기를 원한다”고 하자 이 대표가 “좋다”며 수락해 통화가 이뤄졌다. 두 사람 간 통화는 3월 10일 대선 결과가 발표된 뒤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이 대표에게 “당 대표직을 수행하는 데 있어 도울 일이 있으면 저도 돕겠다. 무엇보다 경제가 어려운데 민생 입법에 초당적인 협력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윤 대통령께서 성공한 대통령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덕담했고, “가능한 한 빨리, 형식과 절차에 구애받지 않고 만나면 좋겠다. 그래서 최대한 협력하는 모습을 갖자”고 제안했다고 민주당 박성준 대변인은 전했다.

또 윤 대통령은 “양산을 다녀오셨는데 문재인 전 대통령 내외분 안부가 괜찮으시더냐”고 물었고, 이 대표는 “윤 대통령이 집회 문제를 해결해줘서, 가 보니 평산마을이 조용해져서 훨씬 분위기가 좋았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김은혜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의 서면 브리핑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이 대표의 만남 제의에 대해 ‘당이 안정되면 가까운 시일 내’, ‘여야 당 대표들과 좋은 자리’를 언급했다. 회담의 시점과 형식에서 두 사람 간 미묘한 견해차를 드러낸 것이다. 윤 대통령이 이 대표의 일대일 만남 제안을 에둘러 거부하고 여야 당 대표 다자 회동을 역제안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여당 내홍 사태가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당 안정화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여 만남이 미뤄질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이 대표가 취임 직후부터 윤 대통령과의 회담을 적극 추진하는 것은 ‘발목 잡는 야당’ 프레임에서 벗어나 협치하는 모습을 부각하기 위한 취지로 풀이된다.

#윤석열 대통령#더불어민주당#이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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