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최고위원(사진)이 당 원내지도부의 사퇴 요청에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직에서 물러날 의사가 없다고 31일 재차 밝혔다. 주요 당직을 맡으면 상임위원장직은 내려놓는 그간의 관례 때문에 겸직 논란이 일고 있다.
정 최고위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서 겸직 논란에 대해 “당헌당규나 법률에 (겸직 금지 규정이) 없다. 불법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관례상 겸직은 안 된다는 당 안팎의 주장에 대해선 “관례는 구태정치와 일맥상통하는 용어”라고 반박했다. 그는 이날 “당의 선출직은 유권자의 뜻을 물어야 한다”며 지지층에게 호소했다. 그가 전날 페이스북에 겸임 문제에 대한 찬반을 묻는 게시글을 올리자 겸임을 지지하는 댓글이 3000개 넘게 달렸다.
원내 지도부는 난처한 상황이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상임위원장 추천 과정부터 최고위원 출마를 예고했던 정 최고위원에게 “최고위원으로 최종 선출되면 상임위원장에서 사임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원내 핵심 관계자는 “정 최고위원을 계속 설득하겠지만 결국 정 최고위원에게 달려 있다”며 “강제할 방안이 없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박성준 대변인도 이날 YTN 라디오에서 “1차적으로 정 최고위원의 판단의 문제”라고 했다.
정치권에선 정 최고위원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윤관석 의원은 사무총장을 맡으면서 정무위원장직을 내려놨고, 2020년 한정애 의원은 정책위의장을 맡으면서 보건복지위원장직에서 사임했던 전례가 있다.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이날 MBC 라디오에서 “양손에 떡을 다 들면 안 된다”고 꼬집었다. 국민의힘 이유동 상근부대변인도 전날 논평에서 “자리에 눈이 멀어 국회의 관행마저 파괴하려 하느냐”며 사퇴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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