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태풍 철야 대기 후 기자실 찾아 “긴장 늦출 수 없어”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9월 6일 11시 07분


“주민들께서 잘 협조, 중요한 상황은 피할 수 있었다”
용산 청사서 철야, 구내식당 아침식사 뒤 직접 브리핑

윤석열 대통령은 6일 제11호 태풍 ‘힌남노’와 관련해 “태풍 중심부는 울릉도, 독도 쪽으로 가고 있지만 아직은 사후 관리나 안전 대책에 긴장을 늦출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태풍 힌남노는 이날 오전 4시 50분경 경남 거제시 부근으로 국내에 상륙해 오전 7시 10분경 울산 앞바다로 빠져나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8시 10분경 사전 예고 없이 기자실을 깜짝 방문해 “지자체와 실시간 연락을 취하며 대응하고 있다”며 밤새 이뤄진 힌남노 대응 상황을 언론에 직접 밝혔다. 윤 대통령은 전날부터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철야 비상대기를 하면서 태풍 대비 태세와 피해 상황에 대해 실시간 점검을 이어갔다. 이어 오전 7시 55분경 참모진과 지하 1층 구내식당에서 아침 식사를 한 뒤 이어 1층 기자실로 올라가 취재진을 만난 것이다.

윤 대통령은 “제일 중요한 게 주민 대피이고 그 다음으로 위험지역에 대한 이동 통제, 시설물 안전과 산사태 방지”라면서 “어제 지자체, 소방청, 군, 경찰 등 다 동원해 주민 대피가 적시에 이뤄졌다. 주민들께서 잘 협조해주셔서 중요한 상황은 피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제 구조물에 대한 안전 시설물, 산사태 대비(를 점검해야 한다). 지반이 (약해져 있어) 저번에도 비가 많이 왔기 때문에 다 (안전한지) 두드려 봐야 한다. 오늘 내일은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태풍 피해 현장을 방문할 계획이 있느냐는 물음에 “오늘 상황을 챙겨본 다음에 피해가 심각한 곳은 저하고 (한덕수 국무)총리,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가야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지난 8월 집중호우 때와 달리 이번 힌남도의 경우 예측 가능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사전 대응을 철저히 했다는 점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집중호우보다 이번에 대비 태세 수위를 높인 배경을 묻는 질문에 “지난달 집중 호우는 예측불허였다. 퇴근할 때까지만 해도 서울 강북 지역은 거의 비가 안 왔다”면서 “이번 태풍은 이미 위력이 알려져 있고, 괴물태풍으로 작은 태풍을 먹어가면서 커지는 것이어서 사전 대비를 잘 하면 피해를 줄일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번은 기상이변에 따른 겪어보지 못한 게릴라식 호우로, 우리 재난 대응 인프라가 부족해 생긴 문제지만 (태풍은) 어제 출근할 때부터 중요한 상황이라고 다들 인식하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앞서 수도권 집중호우 첫날인 지난달 8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자택에서 전화로 상황 대응을 지시해 ‘재택 보고’ ‘늑장 대응’ 논란이 벌어졌다. 윤 대통령이 이번에 철야 대기를 하며 ‘선제 대응’을 강조하자 당시 논란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윤 대통령은 이같은 시각에대해 ‘예고된 재난 상황’을 앞세워 반박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새벽 연이어 용산 대통령실 청사 내 국가위기관리센터에서 회의를 소집하며 상황을 점검했다. 태풍 중심이 거제에 상륙하던 오전 5시경과 한반도를 빠져나간 직후인 오전 7시 25분 두 차례다. 김은혜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석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두 번째 상황점검 회의에서 이상민 행안부 장관 등에게 “만조 시간과 겹쳐 하천 범람 등 피해가 우려되는 만큼 긴장을 늦추지 말고 더 주의를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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