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새 비대위원장으로 내정된 정진석 의원은 7일 “윤석열 정부가 혼신의 힘을 다해 일할 수 있도록 집권여당이 정신을 차리겠다. 당을 신속히 정비하겠다”고 다짐했다.
정 의원은 이날 의원총회를 통해 비대위원장에 추인된 직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집권여당은 무한 책임을 가진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 의원은 “지금 비대위원장을 독배라고들 한다. 저는 독배라서 더 이상 피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비대위원장 수락 이유를 밝혔다.
정 의원은 “윤석열 정부 성공을 위해 집권여당을 안정시키겠다. 집권여당으로서 책임을 다하겠다”며 “그것이 제게 주어진 대의이고 애국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정 의원은 “당내 혼란에 대해 당원과 국민들에게 죄송하기 그지없다. 할 수만 있다면 몇 달간의 당 내분과 분열상을 지우개로 지우고 싶은 심정”이라며 고개를 숙이기도 했다.
정 의원은 “당의 극심한 내분으로 윤석열 정부가 힘차게 발진하지 못하고 있다”며 “국정 운영 두 개의 엔진 필요하다. 하나는 대통령실과 정부 하나는 여당인데, 하나의 엔진이 가동 중단 상태”라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또 “지난 3월 대선에서 국민들은 윤석열 대통령을 선택, 그 선택이 대한민국을 정상궤도 올려놓고 있다”며 전임 문재인 정부의 대북·원전 폐기·소득주도성장 정책 등을 비판하기도 했다.
정 의원은 기자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바로 한 시간 전에 (비대위원장 수락을) 결심했다”며 “1차 비대위 때부터 비대위원장 제의를 받아왔지만, 제가 맡는 게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해 정중하게 고사해왔다”고 말했다.
‘윤핵관의 맏형’으로 불리는 정 의원은 “마음에 들지 않는 표현이지만, 윤핵관이니 뭐니(하는) 갈등과 분열이 노정된 상황에서 제가 나서는 게 적절한지에 대한 자문을 수없이 해왔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그렇다고 한가하게 뒷전에서만 바라볼 수는 없었다. 권성동 원내대표께서 간곡하게 요청을 해왔다. 네 번째 제안을 해서 수락했다”며 “활주로에 머물러 있는 윤석열 정부를 힘차게 이륙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집권여당의 책무다. 이 책임을 다하기 위해 수락했다”고 덧붙였다.
정 의원은 비대위 수락 과정에서 대통령실과의 소통 여부에 대해 “당의 요청을 받았다고 이해해주시면 된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향후 당정 관계에 대해서는 “윤석열 정부의 첫 정기국회가 시작됐다.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를 철저하게 준비하고 대비해야 한다”며 “상임위원회별로 당정회의를 이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원내대표가 중심이 돼 정기국회를 잘 운영하고 저는 당무를 총괄하게 될 것”이라며 “업무를 분담해 차질없이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비대위 출범과 함께 거취표명을 예고한 권 원내대표에 대해서는 “이번 달 안에 새로운 원내대표가 선출될 것”이라며 ‘사퇴’를 기정사실화 했다. 정기국회에서 교섭단체 연설을 본인이 하는가라는 질문에는 “새 원내대표를 선출해야 하니 생각을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차기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시기와 비대위원 구성 등에 대해서는 “생각할 시간을 달라”고 말했다. 다만, 비대위원 인선을 통한 공식 출범일정에 대해서는 “내일 오후에 비대위를 출범시켜야 하니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이준석 전 대표의 우크라이나 방문을 두고 설전을 벌이기도 한 정 의원은 ‘이 전 대표와 최근 통화를 했느냐’는 질문에 “최근에 안 했다”면서도 “누구라도 못 만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이 전 대표와 소통의지를 보였다.
이 전 대표가 ‘가처분 신청’을 예고한 것을 두고는 “당이 절체절명의 비상상황이다. 이 비상상황에 대해 당헌·당규를 개정함으로써 새롭게 규정한 이상 법원에서 바른 판단을 내려주실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 임기 중 발족한 혁신위에 대해서는 “혁신위가 좋은 개혁안을 생산해낸다는 것 자체가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며 “혁신위원장인 최재형 의원과 심도 있고 밀도 있게 논의를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정 의원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관계설정에 대해서는 “허심탄회하게 서로의 관심사에 대한 의견을 교환해 나가야 한다”며 추석 연휴 이후 만날 수 있다는 입장을 전했다.
현재 국회부의장을 맡고 있는 정 의원은 “부의장직 제 임기는 12월31일까지”라며 “이와 관련해 당내 의견을 들어보겠다”고 말했다. 당내에서는 정 의원이 부의장을 사퇴할 경우 앞서 비대위원장을 맡았던 주호영 의원이 국회부의장을 맡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주 의원은 정 의원과 같은 당내 최다선인 5선 의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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