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정진석 비상대책위원회’에 대해 “무리수 두기 싫어 복지부동하는 게 보수정당의 덕목인데 무리하게 밀어붙인다는 건 뒤에 독전관(임금에게 올리던 글을 소리 내 읽는 벼슬아치) 같은 게 있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전 대표는 13일 대구 서문시장에서 가진 MBC와의 인터뷰에서 정진석 비대위 출범을 영화 ‘에너미 앳 더 게이트’의 배경인 2차 세계대전 당시 스탈린그라드 전투에 빗대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스탈린그라드 전투 이런 거 보면 총도 안 주고 앞으로 뛰어가라 그런다. 앞에 사람 쓰러지면 뒷사람이 총을 받으면 된다고 하며 2명당 총 한 자루 준다”며 “앞 1열 비대위원 쓰러지니까 2열 비대위원 보고 가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뒤로 물러나면 기관총으로 쏜다고 하고 있는 것이다. 기관총을 누가 들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앞으로 안 나가면 안 되는 상황이 온 것”이라며 “보수정당이 지금 상황이라면 원래 다 돌아와야 한다. 지금 기관총을 든 누군가가 있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3~4차 가처분 신청 인용 가능성에 대해 “된다고 본다”며 “사람 하나 잡으려고 법을 만드는 건 굉장히 나쁜 행동이다. 일이 벌어진 다음 소급해서 적용하려는 건 굉장히 안 좋은 행동이다. 그런 것들이 명징하게 판단을 받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그는 당을 향해 “(가처분) 인용되자마자 저녁부터 인정할 수 없다부터 시작해서 난리를 쳤다”며 “이번엔 어떻게 대응할지는 모르지만 좀 가만히 있었으면 좋겠다”고 비판했다.
이 전 대표는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 2선 후퇴에 대해 “윤핵관 거세는 쇼”라며 “윤핵관이 한 일 중 가장 잘못된 건 당내 파동을 일으킨거다. 윤핵관이 독립적으로 진행했던 무리수라면 이것부터 되돌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윤상현 의원을 ‘신(新)윤핵관’으로 지목했던 것에 대해 “1기 윤핵관들은 과거 김무성 전 대표를 따라다니던 사람들”이라며 “장제원·권성동 의원 등 김무성계는 약간 무리지어 하는 정치를 선호하는 특성이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바랐던 문제 해결 능력은 전혀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입장에서는 정무적으로나 전략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을 선호할 것”이라며 “당내 그런 능력을 일정 수준 갖춘 사람은 거기밖에 없다. 윤 의원과 대통령이 사적 친분이 깊은 건 알고 있어 지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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