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민생 드라이브로 정국 돌파… 당지도부는 李 대신 尹-검찰 성토
보좌관 이어 ‘복심’ 정진상도 가세 “성남-경기라인 방어선” 평가도
李, 오늘 봉하마을서 盧참배 예정… 정치탄압 수사 프레임 부각시킬듯
검찰과 경찰의 수사를 받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관련 의혹에 대해서는 침묵을 이어가며 연일 민생을 앞세우고 있다. 이런 이 대표를 대신해 민주당은 “민생 위기를 사정 정국으로 돌파하려 한다”며 연일 윤석열 대통령과 검찰을 성토하고 있다. ‘사법 리스크’ 대응은 당에 맡기고 이 대표는 민생 드라이브로 정국을 돌파하겠다는 의도다. 민주당 관계자는 “정기국회가 시작된 9월부터는 ‘국회의 시간’”이라며 “민생과 경제를 강조하는 동시에 ‘정치 탄압’은 규탄하는 ‘투 트랙’ 대응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 李 주변서 “의연하게 대처하라” 조언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민생대책위 출범식에서 “저는 첫 번째 지시사항으로 민생경제 위기 관련 대응기구의 설치를 주문했고 오늘 대책위가 발족하게 됐다”고 운을 뗐다. 당 안팎에서 사당화 논란이 계속되는 점을 의식해 민생이 ‘이재명호(號)’의 최우선 목표라는 점을 재차 강조한 것. 그는 “초대기업에 대한 감세, 초부자 감세 정책을 하는 반면 지역화폐 예산, 노인·청년 일자리 예산, 영구임대주택 예산을 대폭 삭감하며 억강부약이라는 정치의 초보적 원리를 역행하는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정부를 겨냥했다. 이 대표는 이날도 윤 대통령과의 회담을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다만 이 대표는 추석 연휴 직전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기소된 이후 검경 수사에 대해선 철저히 침묵을 지키고 있다. 이날 출범식에서 모두발언만 하고 자리를 뜬 이 대표는 이어진 취재진의 수사 관련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이 대표 측 핵심 관계자는 “동료 의원들이 이 대표에게 ‘의연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조언을 수차례 했다”며 “여러 갈래로 이어지는 검경의 ‘정치 탄압’ 수사에 대표가 사사건건 대응하는 것도 적절하지 않을뿐더러 위기 상황에서 제1야당의 역할에 집중해야 한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공개적인 메시지를 아끼고 있는 이 대표는 14일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을 찾아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소를 참배할 예정이다. 검찰의 ‘정치 탄압’ 수사 프레임을 강화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대선 후보 시절인 2월에도 노 전 대통령 묘소를 찾아 “이곳을 보면 언제나 그 참혹했던 순간을 잊어버리기 어렵다”며 눈물을 보인 바 있다.
이런 이 대표를 대신해 윤 대통령을 향한 공세는 당 지도부가 나섰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여당은 연휴에도 당권 다툼에 매몰돼 집권당으로 책임을 방기했고 정부 여당의 총체적 무능과 무대책에 국민은 희망마저 잃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장경태 최고위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서 “윤 대통령이 민생과 민심, 민주주의까지 다 포기한 ‘민포대’ 대통령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 정진상 대표실 합류하며 방어선 구축
이 대표와 가까운 인사들의 합류도 계속되고 있다. 이 대표의 최측근 정진상 전 경기도 정책실장은 이날 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으로 합류하기로 했다. 정 전 실장은 이 대표가 경기 성남에서 재야 변호사로 활동하던 시절부터 이 대표와 함께한 복심(腹心)으로 꼽힌다. 이를 두고 당내에서는 “검경 수사에 대해 공개적인 대응을 자제하는 이 대표가 방어선을 구축한 게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왔다. 김남준 김현지 보좌관의 의원실 입성에 이어 정 전 실장까지 가세하며 이 대표의 핵심 참모 그룹인 ‘성남-경기’ 라인도 완성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 전 실장 외에 이 대표의 메시지와 일정을 담당하는 부실장 자리에도 성남시와 경기도 출신 인사가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여권에서 ‘대장동 키맨’으로 지목하고 있는 정 전 실장의 대표실 합류가 부담스럽다는 의견도 많았지만, 노골적인 ‘망신 주기’ 수사가 계속되는 만큼 맞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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