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추석 후 열린 첫 최고위원회의에서 문화예술과 국제통상, 외교안보 등 각종 현안을 언급하며 윤석열 정부를 직격했다. 성남FC 의혹 관련 경찰의 기소 의견 송치 등 전방위적 압박이 이어지는 가운데 자신과 관련된 논란들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을 피하면서, 정부여당의 '무능'을 강조해 맞불을 놓으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이 대표는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회의에서 “태풍 피해와 고물가,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국민 여러분께서 꼭 즐겁지만은 않을 추석을 보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운을 뗀 뒤 정부여당을 향해 “정쟁과 야당 탄압, 정적 제거 이런 데에 너무 국가 역량을 소모하지 마시고 국민 삶을 개선하는 민생 개선, 한반도 평화 정착, 대한민국 경제산업 발전에 좀 더 주력해달라”고 날을 세웠다.
이 대표는 전날 미국에서 ‘에미상 6관왕’을 달성한 ‘오징어게임’부터 언급하며 “문화 예술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대폭 늘려야 된다. 민주당도 노력하겠지만 정부여당의 각별한 관심을 촉구한다”고 했다. 그는 박근혜 정부 당시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건을 꺼내 들며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문화예술계에 고통을 가하는 일이 앞으로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또 “문화예술인들이 자긍심을 갖고 전념할 수 있도록 예술인 기본소득 포함 지원 대책을 대폭 확대해달라”고도 했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한국산 전기차 차별 문제에 대해서도 “‘펠로시 패싱’ 이 ‘전기차 패싱’을 불렀다”며 외교 실패 문제로 지적했다. 이 대표는 “지금 전기차 수출 기업들이 미국 시장에서 엄청난 피해를 입게 됐다”며 “외교 실패에서 온 경제 실패의 대표적 사례라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지난달 미국 권력 서열 3위인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의 방한 당시 불거졌던 대통령실의 ‘의전 홀대’ 논란을 직격한 것.
이 대표는 “펠로시 패싱이 전기차 패싱을 불렀다고 외신에서 보도하는데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방지해야 한다”며 “윤 대통령이 미국 순방을 간다고 들었다. 기존 실수에서 발생한 한국 전기차 패싱을 꼭 시정하는 성과를 만들어올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이어 “국민들이 매우 불안해한다”며 “경제는 예측 가능성이 중요한 요소인데 불안정성에 정책 불안정성, 인사 불안정성까지 더해져 경제 문제에 심대한 위해를 끼치고 있단 점 각별히 감안해달라”고 덧붙였다.
추석 연휴 직전 나온 북한의 핵 위협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는 “북한의 7차 핵실험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고, 핵 무력 정책을 아예 법령에 명시하는 등 우리로선 납득하기 어려운 행위들도 벌어지고 있다”며 “심각한 사태라는 판단”이라고 했다.
그는 “한반도 평화를 위협하는 것에 대해 매우 유감”이라며 북측에 유감을 표한 뒤 “우리 정부와 미국 중국 등 주변국들도 생각을 좀 바꿔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고 정부 대응 방침도 문제 삼았다. 이 대표는 “지난 30여년간 북핵 위기가 이어졌는데 그중 일부 기간엔 북한 붕괴론이라는 허상에 기대어 제재와 압박 일변도의 정책을 취해왔다”며 “오랜 제재에 내성이 생긴 북한에게 협상 단절은 오히려 핵기술을 고도화하는 시간을 벌어주는 측면이 없지 않다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이 제시한 ‘담대한 구상’에 대해서 “담대한 구상에 대해서 담대한 해법도 제시할 필요 있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그는 “북한이 핵을 포기하면 경제 지원을 하겠다는 기조로 보이는 데 사실 경제적인 측면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군사 외교적 측면"이라며 "해법도 더 담대하게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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