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정쟁과 야당 탄압, 정적(政敵) 제거에 너무 국가 역량을 소모하지 말고 민생 개선과 한반도 평화 정착, 대한민국 경제산업 발전에 좀 더 주력해 달라.”(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법에 따라 권력자의 범죄 의혹을 밝히는 목적은 정적이 아니라 도적을 제거하기 위함이다.”(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
이 대표가 ‘성남FC 후원금 의혹’으로 검찰에 송치된 것을 두고 여야가 14일 거세게 맞붙었다. 이 대표가 추석 후 열린 첫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여당의 ‘무능’을 강조하며 ‘야당 탄압’ 프레임을 들고나오자 권 원내대표는 즉각 페이스북에 “정말 민생을 위한다면 당 대표부터 사퇴하고 수사에 협조하라”고 응수했다. 각각 친윤(친윤석열) 친명(친이재명) 중심의 새 지도부 진용을 짠 여야의 극한 대립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 野 “없는 죄도 만들어 야당 탄압”
“경찰에 물어보라, 왜 뒤집혔는지.”
이 대표는 이날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성남FC 후원금 의혹을 수사한 경찰이 기존의 불송치 결정을 번복한 것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불쾌감을 드러내 보이며 이같이 말했다. 그동안 자신과 관련된 의혹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을 피해 오던 이 대표는 이날 이례적으로 수사에 대한 불만을 표출했다. 지난해 9월 증거 불충분 등을 이유로 사건을 불송치 결정했던 경찰은 검찰의 보완수사 요구에 따라 2차 수사를 한 끝에 이 대표를 13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당도 총공세에 나섰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생억지 송치”라며 “없는 죄도 만들어 야당을 탄압한다”고 했다. 그는 “성남FC 사건은 경찰이 3년 넘게 먼지 한 올까지 탈탈 털어 1년 전 이미 불송치 결정을 내린 사건”이라며 “살아있는 권력은 연일 무혐의 불송치 처분을 내리고, 야당에는 없는 죄도 다시 만들어서 탄압한다”고 주장했다.
○ 與 “부패척결, 법치확립”
국민의힘은 야당의 ‘정치보복’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며 이 대표의 사퇴를 촉구했다. 성일종 정책위의장은 이날 오전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성남의 병원 부지가 상업용지로 변경된 후 천문학적 이득은 누구에게 갔느냐”며 “대담한 이재명 전 성남시장의 거래가 없었다면 대기업의 성남FC 후원이 가능했겠느냐”고 지적했다. 박수영 의원은 페이스북에 “없는 죄를 만들어서 처벌하면 정치보복이지만, 있는 죄를 단죄하는 건 부패척결이요 법치확립”이라고 적었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도 성남FC 의혹을 둘러싼 여야 공방이 이어졌다. 민주당은 회의에 출석한 윤희근 경찰청장에게 “지방자치단체장이 기업을 유치하고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서 도시계획상의 혜택을 주고 공공기여를 받는 것을 앞으로 다 제3자 뇌물죄로 처벌해야 하느냐”(이해식 의원)고 따져 물었다. 이에 윤 청장은 “보완수사 과정에서 사건 관계자의 진술이 번복됐고 압수수색을 통해 진술에 부합하는 객관적 증거가 추가적으로 발견됐다”고 답했다.
야당의 공세에 국민의힘은 경찰이 지난해 이 대표를 무혐의 처리했던 것이 부실 수사였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김웅 의원은 “(사건을 수사했던) 분당경찰서는 단 한 번 (이 대표에 대한) 소환조사나 강제수사 없이 2021년 9월 불송치 결정을 했다”면서 “전형적인 분당경찰서의 봐주기 수사가 아닌가 의혹이 다시 제기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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