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5일 윤석열 대통령이 여야 대표와 다자회담을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에 대해 “그냥 밥 먹고 사진 찍자는 얘기지 않나.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전국공공산업노동조합연맹 창립 10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뒤 취재진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이 대표와 논의는 하지 않았다며 “(윤 대통령이) 그동안 시기와 절차, 형식은 구애받지 않겠다고 얘기했지 않는가. 단독회담을 제안한 건데 그쪽에서 정의당까지 언급하면서 여러 당대표와 원내대표를 같이 보자는 건 결국 그냥 밥 먹고 사진 찍자는 얘기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그 정도의 진정성으로, 그 정도의 그림과 구상으로 화답한 것이기 때문에 조금 실망스럽기 그지없다”면서 “그렇게라도 하자고 한다면 이 대표께서 판단하실 것이다. 그런데 저는 조금 진정성이 안 느껴진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세심하게 협치나 주요 의제사안에 대해 흉금을 터놓고 얘기하고, 그중에서 협력할 것은 협력하기 위한 자리라면 그런 형식을 취하지 않을 것”이라며 “본인들이 왜 부담이 되는지 납득이 안 되지만, 결국 그냥 밥 먹는 자리 정도로 생각하는 것 아니겠나. 왜 굳이 대통령실까지 가서 밥 먹어야 되는지 잘 모르겠다”고 부연했다.
앞서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최근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영수회담 제안에 “우리 비상대책위원회가 만들어지고, 정의당도 비대위가 정리되면 대통령께서 해외 순방을 다녀오고 나서 당 대표와 원내대표를 만나는 것도 한번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라며 “대통령은 영수회담이라는 용어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말한 바 있다.
윤 대통령 측에서 사실상 이 대표에게 영수회담이 아닌 다자회담을 역제안한 셈이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여야 중진협의체에 적극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을 두고는 “국회법에 논의와 협의의 주체가 명시돼 있다. 법에도 없는 규정을, 조직 단위를 가동하겠다는 것인가”라며 “어떤 법적 근거를 갖고 권한을 행사할 수 있나. 구속력 갖고 운영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언급했다.
박 원내대표는 조정훈 시대전환 대표가 ‘김건희 특검법’에 반대하는 것에 관해 “국민의 뜻을 넘는 의원이 어디 있냐”며 향후 논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특검법이 필요하다고 국민들이 얘기를 많이 하지 않느냐”며 “지금 필요한가를 갖고 논의하는 단계이지, 이것을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어떻게 하지 말자는 차후의 문제다. 조 대표 개인이 모든 것을 다 결정하는 권한이 있는 것도 아니고 국민의 뜻을 따라야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아직 (법안이) 상정도 안 되고 논의도 들어가지 않았는데 우물에 가서 숭늉 찾는 격으로 접근해서 되겠나”라며 “(조 대표) 본인이 스스로 키를 갖고 있다고 생각하면 그거야말로 오버하는 것이다”고 발언했다.
박 원내대표는 “향후 추가되는 의혹이 확인되면 걷잡을 수 없이 갈 것 아닌가. 이런 상황까지 봐가면서 판단할 문제다”면서 “한 의원의 생각에 국회가 모든 게 좌지우지될 것처럼 과도하게 생각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 밖에 박 원내대표는 이날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을 발의한 정의당과의 협력 방안에 대해 “협력에 대해 얘기한 적 없다. 우리는 우리가 낸 법안이 있다”며 “어떤 안이 바람직한지 검토해서 정리하는 과정이 필요하지 않나. 입장 차이가 있을 수 있기에 조정하든지 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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