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전 ‘래리 호건 미국 메릴랜드 주지사와 유미 호건 여사가 서울 서초구 JW메리어트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한국 사위’로 알려진 래리 호건 미국 메릴랜드 주지사(66)는 17일 미 인플레이션감축법(IRA) 관련 중간선거를 앞두고 완전히 뒤집는 것은 어렵겠지만 선거 이후 타협할 수 있도록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13일 메릴랜드 경제사절단을 이끌고 8박 9일 일정으로 방한한 호건 주지사는 이날 서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 측이 IRA 관련 한미 관계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IRA는 민주당이 장악한 상·하원에서 너무 서둘러 제출됐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자동차 업체들이 미국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는 상황에서 투자 흐름을 증진하는 것이 아닌 낙담시키는 방향으로 가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IRA는 북미산 전기차에만 세제공제 혜택을 줘 한국 자동차 업체에 불이익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호건 주지사는 “바이든 행정부는 IRA 입법을 11월 중간선거 승부수로 보고 있기 때문에 선거 전까지 이 법을 개정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호건 주지사는 전날 윤석열 대통령 예방과 관련해 “윤 대통령이 곧 뉴욕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만나 IRA 논의를 이어갈 것”이라며 “중간선거 이후에 IRA 내용을 최종적으로 다듬을 때 타협점을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메릴랜드주 역사상 처음으로 서울에 무역사무소를 개설한 데 대해 호건 주지사는 “메릴랜드는 ‘북미 출입구’로 미국에서 가장 큰 바이오클러스터를 보유하고 있으며 수도 워싱턴과도 가깝고 첨단 인프라, 고학력 인재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노바벡스와 SK가 이 클러스터에서 협력할 수 있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한국 기업이 메릴랜드에서 직접 경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밝혔다.
이날 자리를 함께한 호건 주지사 부인 유미 호건 씨는 “팔은 안으로 굽는다는데 나도 그렇다”며 “2015년, 2017년에 이어 또 경제사절단을 이끌고 한국을 방문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스스로를 “한국의 딸”이라고 거듭 강조하며 “대한민국의 딸로서 부끄럽지 않게 한국과 메릴랜드를 잇는 중간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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