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이 당 윤리위원인 유상범 의원과 이준석 전 대표의 제명 가능성을 언급한 카카오톡 대화가 19일 공개돼 파장이 일고 있다. 윤리위가 이 전 대표에 대한 추가 징계를 추진하는 가운데 공개된 메시지에 여권에선 ‘가처분 전 제명 시나리오’가 재차 공론화됐다. 이 전 대표는 오는 28일 ‘정진석 비대위’ 체제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 심문이 개최되기 전에 당이 자신을 제명시켜 소송 신청 자격을 박탈하려 한다고 주장해왔다.
정 위원장과 유 의원 간 메시지는 19일 새 원내대표를 선출하는 의원총회장에서 정 위원장의 휴대전화 화면이 언론 카메라에 포착되면서 공개됐다. 정 위원장이 유 의원에게 “중징계 중 해당(害黨) 행위 경고해야지요~”라고 보낸 문자와 유 의원이 “성 상납 부분 기소가 되면 함께 올려 제명해야죠”라고 답한 문자가 그대로 노출됐다.
파장이 커지자 정 위원장과 페이스북에 “휴대전화에 뜬 문자는 8월 13일 유상범 의원에게 보낸 문자”라며 “이 전 대표가 어마어마하게 우리 당을 공격한 기자회견을 보고 하도 기가 막혀 당 윤리위원인 유 의원에게 문자를 보냈다”고 해명했다. 당의 수장이 되기 전에 나눈 대화 내용이라는 것. 당시 이 전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이 측근에게 자신을 ‘그 XX’ 등 비속어로 지칭했다고 폭로하는 등 작심 기자회견을 했다.
정 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도 만나 “비대위원장을 하기 전 평의원 신분으로 8월 13일 밤 9~10시경 주고받은 메시지”라며 “중징계를 받고 근신 중인 당 대표가 당원에게 난사했는데 윤리위가 경고 하나 못하냐고 당연히 해야 할 얘기를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 의원도 “성상납 의혹으로 만일 기소되면 제명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는 개인적 의견을 밝힌 것”이라며 “당시는 이 전 대표에 대한 추가 징계 여부를 결정하기 전으로 윤리위 전체 의견과 전혀 무방하며 사전에 상의된 내용도 아니다”라고 진화에 나섰다. 다만 “윤리위원으로서 개인적 의견을 다른 의원에게 표한 것 자체는 부적절했다”고 사과했다. 당 일각에서 유 의원이 직무상 공정성과 객관성을 유지해야하고 비밀을 누설해선 안 된다는 윤리위 규정을 위반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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