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은 윤석열 대통령 내외의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조문 취소’ 논란에 대해 “외교 참사”라며 맹공을 퍼부었다.
민주당 김영배 의원은 20일 YTN라디오 인터뷰에서 “(영국 도착 일정이) 좀 늦었다고는 하지만 낮에 충분히 (조문) 시간이 있었다”면서 “대통령실이 정확히 판단했다면 조문을 직접 가셨을 수 있었을 텐데 ‘대통령이 마치 밥만 먹고 온 것 아니냐’ 이런 비난을 자초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이 문제는 사실 대통령실에서 공식 사과가 있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같은 당 김성환 의원도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이 일대(런던) 교통통제가 사전에 예고돼 있었고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은 운동화를 신고 걸어가 조문했다”면서 “교통통제를 몰랐다면 무능, 알았는데 대책을 못 세웠으면 외교 참사”라고 비판했다.
문재인 정부 출신인 탁현민 전 대통령의전비서관도 같은 날 CBS 라디오에서 “민항기를 타고 이동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얼마든지 비행기 시간을 당길 수도 있고 늦출 수도 있(었)다”며 "조금 더 여유 있게 움직였으면 되는 일인데 그걸 하지 않았다는 것부터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날 MBC 라디오에서도 “조문은 일종의 패키지인데 윤 대통령은 육개장 먹고 발인 보고 왔다는 것”이라며 “조문은 못 하고 운구한 다음 홀로 남아 결국 방명록을 작성한 게 조문을 대체할 수 있나”라고 지적했다.
이에 맞서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근거 없는 비판을 하고 있다”며 반박했다.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대통령의 외교활동 중엔 여야가 정쟁을 자제해왔고, 특히 대통령의 순방 활동에 대한 비판은 자제하고 삼가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민주당도 불과 몇 달 전엔 집권당이었고 대통령의 외교가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잘 알 텐데 외교활동 중에라도 대한민국 전체를 대표하는 대표 선수에 대한 응원과 예의를 지켜주길 부탁한다”고 촉구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대통령실은 “(영국) 왕실과의 조율로 이뤄진 일정”이라고 거듭 반박했다. 대통령실 이재명 부대변인은 미국 뉴욕 현지 프레스센터 브리핑에서 “왕실 입장에선 모두가 일찍 와도 낭패일 것이다. 수많은 국가의 시간을 분배한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부대변인은 “참배가 불발됐거나 조문이 취소됐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일각에선 대통령이 지각했다는 주장도 있다.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오히려 윤 대통령의 전용기가 런던에 먼저 도착해 30여분 이상 기다리는 일도 있었다”면서 “교통 상황이 좋지 않아 영국 왕실에서 참배 및 조문록 작성을 다음 날로 순연하도록 요청했고, 저희는 왕실 요청에 따라 그렇게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부대변인은 “의전에 실수가 있었다, 홀대를 받았다는 것 모두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전날 김은혜 홍보수석이 말했듯 한 국가의 슬픔을, 특히 인류의 슬픔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행태가 더 큰 슬픔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18일(현지 시각) 오후 3시 39분 영국 런던에 도착해 그 직후 웨스트민스터 홀에 조문할 예정이었지만 일정을 소화하지 못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은 “런던의 복잡한 교통 상황으로 (18일) 오후 2~3시 이후 도착한 정상은 19일로 조문록 작성이 (영국 왕실로부터) 안내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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