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치는 재미 있어야” 만담식 최고위 회의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9월 21일 03시 00분


“기가 차네요” “속상합니다 정말”
대화 늘리고 비공개 회의 줄여
당내 “이러다 사고날수도” 우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2.09.19 사진공동취재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2.09.19 사진공동취재단
“서영교 최고위원님 예산 분석 내용 쭉 보니까 제가 봐도 황당하고 한심하고 기가 차네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속상합니다 정말.”(서 최고위원)

‘이재명호’ 출범 이후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같은 만담 형식의 대화가 늘어 눈길을 끌고 있다. 그동안 참석자들이 각자 준비해 온 모두발언을 순서대로 읽은 뒤 비공개로 전환하던 당 지도부 회의 방식이 바뀐 것. 이 대표는 1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서 최고위원이 정부의 군 장병 전투화 예산 삭감 등을 비판하자 “전투화가 필요할 텐데 예산을 삭감하면 어떻게 되는 것이냐”, “우리가 초부자 감세를 막을 수 있는 것이냐” 등 관련 질문을 쏟아냈다. 이에 서 최고위원은 “이런 예산을 삭감해서 영빈관(신축)에 넣은 것 아닌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고, 박홍근 원내대표도 “우리는 (정부 예산안에) 명백히 동의 못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고 답했다.

이 같은 회의 스타일 변화에 대해 이 대표는 이날 초선 의원들과의 오찬 자리에서 직접 설명했다고 한다. 한 참석자는 “이 대표가 ‘회의가 너무 딱딱하면 재미가 없다’, ‘정치는 재미가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비공개 회의를 확 줄이고 모두 공개해 국민에게 일하는 모습을 보여 주자고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 고위 관계자는 “이 대표가 주도한 변화인데, 반응이 나쁘지 않다고 판단해 계속 이어갈 것 같다”고 했다.

당내에서는 우려도 나온다. 한 중진 의원은 “자칫 ‘봉숭아 학당’처럼 되는 거 아니냐”며 “정확하게 확인되지 않은 내용들을 주고받다가 사고가 날 수도 있다”고 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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