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가 차네요” “속상합니다 정말”
대화 늘리고 비공개 회의 줄여
당내 “이러다 사고날수도” 우려
“서영교 최고위원님 예산 분석 내용 쭉 보니까 제가 봐도 황당하고 한심하고 기가 차네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속상합니다 정말.”(서 최고위원)
‘이재명호’ 출범 이후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같은 만담 형식의 대화가 늘어 눈길을 끌고 있다. 그동안 참석자들이 각자 준비해 온 모두발언을 순서대로 읽은 뒤 비공개로 전환하던 당 지도부 회의 방식이 바뀐 것. 이 대표는 1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서 최고위원이 정부의 군 장병 전투화 예산 삭감 등을 비판하자 “전투화가 필요할 텐데 예산을 삭감하면 어떻게 되는 것이냐”, “우리가 초부자 감세를 막을 수 있는 것이냐” 등 관련 질문을 쏟아냈다. 이에 서 최고위원은 “이런 예산을 삭감해서 영빈관(신축)에 넣은 것 아닌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고, 박홍근 원내대표도 “우리는 (정부 예산안에) 명백히 동의 못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고 답했다.
이 같은 회의 스타일 변화에 대해 이 대표는 이날 초선 의원들과의 오찬 자리에서 직접 설명했다고 한다. 한 참석자는 “이 대표가 ‘회의가 너무 딱딱하면 재미가 없다’, ‘정치는 재미가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비공개 회의를 확 줄이고 모두 공개해 국민에게 일하는 모습을 보여 주자고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 고위 관계자는 “이 대표가 주도한 변화인데, 반응이 나쁘지 않다고 판단해 계속 이어갈 것 같다”고 했다.
당내에서는 우려도 나온다. 한 중진 의원은 “자칫 ‘봉숭아 학당’처럼 되는 거 아니냐”며 “정확하게 확인되지 않은 내용들을 주고받다가 사고가 날 수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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