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대미 협상력 강화와 실질적인 전략급 핵전력 보유국으로의 도약 등을 위한 차원에서 핵탄두 약 300개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을 것이란 분석이 제시돼 주목된다.
신승기 한국국방연구원(KIDA) 연구위원은 21일 ‘북한의 목표 핵탄두 수량 전망: 정치적 차원’이란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신 위원은 보고서에서 북한이 이르면 연내 실시할 것으로 예상되는 제7차 핵실험을 기점으로 핵탄두 개발을 일단락 짓는 동시에 핵탄두의 본격적인 양산·전력화에 매진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그는 “북한이 그동안 꾸준히 핵전력을 확보·발전시켜 온 건 사실이나 세계 최고 수준인 미국의 핵전력과 비교할 땐 여전히 압도적인 열세에 있다”며 “이는 2019년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에서 북한의 대미 협상력 열세를 초래한 근본 원인 중 하나로 작용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북한이 그동안 핵 기술개발을 본격적으로 재추진해온 것으로 보인다는 게 신 위원의 설명이다.
신 위원은 북한이 유엔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인 영국(약 225개)·프랑스(약 290개)·중국(약 350개)과 유사한 수준인 300개 전후의 핵탄두 확보가 필요하단 정치적 판단을 내렸을 것으로 추측했다.
대내외 여건 등을 고려할 때 현실적으로 세계 최대 핵강국인 미국·러시아 수준엔 도달할 수 없다고 판단, 그 다음으로 강력한 핵전력을 보유한 이들 국가에 준하는 핵탄두 확보를 목표로 삼았을 것이란 분석이다.
신 위원은 북한이 “안보리 상임이사국이자 국제사회에서 중견 핵강국으로 확고히 인식되는 영국·프랑스·중국과 비견되는 핵전력(핵탄두 수량)을 보유해야만 향후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 등에서 충분한 협상력을 갖고 대등하게 협상할 수 있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부연했다.
그는 “실제로 이 정도 핵탄두 수량이면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도 북한이 실질적인 전략급 핵전력 보유국이자 중견 핵강국이 됐다는 점을 어쩔 수 없이 인정하거나 기정사실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 위원은 북한의 핵탄두 약 300개 보유가 대북제재 및 코로나19 때문에 가까운 시일 내엔 어렵겠지만 언젠간 달성할 목표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북한은 현재 수십~100개 전후의 핵탄두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신 위원은 북한이 약 300개의 핵탄두를 보유하게 되면 그 중 200개 이상은 전략급 핵탄두로 할당·배정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에 탑재·운용하고, 100개 미만은 전술급 핵탄두로 할당·배정해 전술급 탄도미사일 등에 탑재·운용할 것으로 예상한다.
신 위원은 “북한의 핵탄두 개발·양산에 따른 우리의 대응도 현재 시점보다 북한이 목표로 하는 미래 시점에 중심을 두고 선제적·체계적·단계적으로 준비”해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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