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은 27일 “불법은 안 된다는 주장이 늘 노동자들에게만 향하는 불공평한 현실을 바꿔야 한다”며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의 정기국회 내 처리를 정부여당에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기본소득당 등을 비롯한 야당 의원들과 시민단체들은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란봉투법은 이 땅 위의 2000만 노동자 모두를 위한 법”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하루라도 빨리 사측의 악의적인 손해배상 청구 소송과 가압류로 고통받는 분들을 구해내야 한다. 그것이 지금 정치가 최우선으로 해야 할 일”이라며 “정부·여당의 노골적인 노란봉투법 저지 움직임에 함께 맞서겠다”고 말했다.
이어 “대우조선해양 하청 노동자들의 파업은 쟁의행위 절차를 모두 걸친 ‘합법 파업’이었음에도 불법으로 규정됐다”며 “이들을 불법으로 내몰아 470억 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청구할 수 있는 것이 지금의 노조법”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약자의 불법에는 비정할 정도로 엄격하고, 강자의 불법에는 놀라울 정도로 관대한 편파적인 법의 운동장을 바로 잡아야 한다”며 “반드시 이번 정기국회에서 노란봉투법 처리를 완수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정치의 본령은 약자를 보호하는 것”이라며 “시민단체 손잡고가 확보한 손배가압류소송 197건에 따르면, 노동자들에게 청구된 손해배상액만 3160억원을 넘는다”고 지적했다.
또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사태 1심 판결에서 피고인 노동자에게 선고된 금액은 14억원에 이른다”며 “평생을 벌어도 갚을 수 없는 돈 앞에 한 가족이 무너질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한 명의 노동자가 손배가압류 소송을 당하고 나면 1심까지 도달하는 시간은 길게는 84개월, 평균 26개월 이상 걸린다”며 “사측의 소송 제기로 하루 사이에 피고가 돼, 가늠조차 할 수 없는 압박 속에서 하루하루 보내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파업은 생사기로에 내몰리게 되는 노동자들이 선택할 수밖에 없는 최후의 저항 수단”이라며 “그런 파업에 손발을 묶고 입을 막는 것으로도 모자라 악의적인 손해배상 청구와 가압류로 일가족 전체를 멸절시키려는 시도는 이제 없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란봉투법은 민주당이 이번 정기국회에서 처리하겠다고 밝힌 7대 과제 중 하나다. 당정은 이와 관련 “정당성이 없는 쟁의행위까지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내용의 개정안은, 위헌 논란과 민법상 형평성 등에 대한 법리적 우려가 있다”며 신중하게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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