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박진 해임안 발의에 반발…“발목잡기 넘어선 협박”

  • 뉴시스
  • 입력 2022년 9월 27일 15시 29분


국회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박진 외교부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발의한 가운데 국민의힘은 “발목 잡기”라고 반발하며 국익을 위해 자제하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국회법상 166석을 가진 민주당에 대항할 마땅한 수단이 없는 상황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지만 부정적 여론이 발생할 소지가 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우리로서는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데 저지할 방법은 없지만, 의사일정 협의가 안 되면 원래 의안을 상정할 수 없게 돼 있기 때문에 김진표 국회 의장에게 그런 점에 관한 협조 요청할 생각”이라고 이같이 말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의원총회에서 박진 외교부 장관에 대한 해임 건의안을 제출하기로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주 원내대표는 “사실 칼은 칼집에 있을 때 위력이 있는 거고 칼을 꺼내서 휘두르면 효과가 떨어지는데 민주당이 의석수가 많아서 해임 건의안을 전가보도처럼 휘두르면 국민들의 피로감만 높아지고 자칫 잘못하면 해임 건의가 희화화가 될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고 지적했다.

또한 “여러 국무위원이 있지만 외교부 장관은 대한민국을 대표해 외교활동을 하는 사람”이라면서 “국내에서 힘을 뒷받침해주고 도와줘도 부족할 판에 불신임을 결의해서 ‘불신임’이라는 불명예를 씌어놓으면 대한민국 외교 활동하는 데 많은 지장이 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앞서 주 원내대표는 이날 국민의힘 의총에서 박진 외교부 장관에 대한 해임 건의안을 발의하기로 한 민주당에 향해 날 선 비판을 했다.

그는 “국회에서 절대다수 의석을 차지한 민주당은 걸핏하면 국무위원들에 대한 탄핵 해임을 조자룡 헌 칼 쓰듯 꺼내고 있다”면서 “다수당의 힘자랑이고 횡포이며 대통령과 정부에 대한 발목잡기를 넘어선 협박에 가까운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번번이 국정 운영의 발목이 잡혀서는 정부가 제대로 일할 수조차 없다”며 “위기 극복을 위해 국회의 협조가 절실한데 민주당은 다수의 의석을 앞세워 의석수 자랑만 할 것이 아니라 위기극복을 위해 같이 협조해줄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민주당에 호소했다.

주 원내대표는 국정감사 종합상황실 현판식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숫자의 힘으로 밀어붙이면 방법이 전혀 없다”면서도 “해임건의안도 의사 안건이고 교섭단체 대표 간 합의가 있어야 상정이 가능한 것이기 때문에 합의 없는 상태에서 상정하지 말아달라고 국회의장께 간곡히 요청드리겠다”고 밝혔다.

그는 “외교부 장관은 대한민국을 대표해서 외교 활동을 하는 분”이라며 “거기에 불신임이라든지 불신임 건의안 이런 용어들을 덧씌워서 무슨 결정이 있게 되면 대한민국을 대표해 외교부 장관으로 활동하는 데 많은 지장이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주 원내대표는 “정말 국익을 조금이라도 생각한다면 불신임 건의안은 민주당이 자제해줬으면 좋겠다”면서 “외국에 나가서 본국에서 불신임 된 장관이라고 하면 협상력이 실리고 권위가 서겠나”라고 강조했다. 이어 “민주당이 의석수로 무리하게 밀어붙인다면 민심으로부터 역풍이 불 것”이라며 “민주당이 다시 한번 냉정을 되찾고 자제해주길 간곡히 호소한다”고 촉구했다.

국민의힘은 박정하 수석대변인 명의 논평에서 “민주당이 오늘 박진 외교부 장관 해임건의안을 발의했다. 걸핏하면 ‘닥치고 해임’을 입에 올리는 민주당의 오만과 독선이 우려스럽다”며 “이번 윤석열 대통령의 순방에서 국익을 훼손한 주체는 분명히 민주당”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조문 외교 비하, 대통령의 발언 왜곡, 한-미·한-일 정상회담 폄하 등 모든 외교 일정에 대해 헐뜯기에만 몰두하며 국민 불안을 조장했다”며 “이처럼 원죄는 민주당에 있는데, 되레 민주당이 박진 외교부 장관 해임 건의안을 발의하는 것은 윤석열 정부의 국정을 방해하기 위한 ‘발목꺾기’에 불과하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은 언제는 장관 탄핵 운운하며 으름장을 놓더니, 해임건의안을 올리는 것은 단지 정치쇼를 위한 것인가 묻고 싶다”며 “윤석열 정부는 출범 직후부터 분명한 외교 방향을 제시하며 굴종 외교, 방관자 외교로 일관했던 문재인 정부와 차별성을 보였다. 닥치고 해임, 더불어 발목꺾기. 민주당이 추구하는 것이 국익인가, 아니면 오직 민주당만을 위한 정치적 이익인가. 이제는 국민께 답을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27일 국회 본회의장 입장 과정에서 기자들과 만나 “야당이 당리당략으로 외교마저 정쟁 대상으로 삼고 있다”며 “야당이 당리당략으로, 다수의 힘에 의존해 국익 마지노선인 외교마저 정쟁 대상으로 삼고 있는 것에 대해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외교가 정쟁 이슈화되면 국익이 손상되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며 “외교 장관으로서 오직 국민과 국익을 위해 흔들림 없이 맡은 바 소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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