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5일에 이어 사흘 만에 다시 동해상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을 쐈다. 26일부터 동해 한국작전구역(KTO)에서 미국 핵추진 항공모함이 참가한 가운데 진행 중인 한미 해상 연합훈련과 29일 카멀라 해리스 미 부통령 방한에 반발하는 무력시위에 나선 것이다. 군에 따르면 28일 오후 6시 10∼20분 평양 순안 일대에서 SRBM 2발이 연이어 발사됐다. 이동식발사차량(TEL)에서 발사된 미사일은 음속의 6배(마하 6)로 비행하며 30여 km 고도로 360여 km를 날아간 뒤 함북 무수단리 앞바다의 알섬(무인도) 부근에 낙하했다. 이날 쏜 미사일은 앞서 한미 해상 연합훈련 개시 전날(25일) 평북 태천에서 발사한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와 같은 계열로 군은 추정하고 있다. 30일 독도에서 멀지 않은 동해상에선 한미일 3국이 2017년 이후 5년 만에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위협 등에 대응하는 연합훈련을 실시할 예정이어서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이 제기된다.
軍 “北미사일, 사실상 美항모 겨냥”… 한미일, 내일 연합 대잠훈련
北, 사흘만에 또 도발 이번엔 평양 인근서 SRBM 2발… 한미 해상훈련에 도발수위 높여 한미일, 독도인근 對잠수함 훈련… 日자위대와 5년만에 北위협 대응 국정원 “北, 10말11초 핵실험할듯”
북한이 한미 해상 연합훈련 등에 반발하며 미사일 도발의 강도를 높여가면서 한미 당국의 대응이 긴박해지고 있다. 한반도 긴장 고조의 책임을 한미에 떠넘긴 뒤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와 7차 핵실험 등 고강도 도발의 명분을 쌓기 위한 의도로 한미 당국은 보고 있다.
특히 미국의 니미츠급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레이건(CVN-76·약 10만 t)이 한반도에 전개된 상황에서 북한이 잇달아 미사일 도발을 하는 대담성을 보인 것에 군은 주목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5년 만에 한반도로 전개된 미 항모강습단을 사실상 정조준한 무력 도발”이라고 말했다. 북한 지척에 배치된 미국의 대표적 전략자산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의중이 실렸다는 것이다. 유사시 전술핵을 탑재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로 미 항모강습단을 타격하겠다는 경고인 동시에 7차 핵실험 등 고강도 도발의 사전 예고편으로도 볼 수 있다는 얘기다. 로널드레이건 항모강습단 등 한미 해군 함정 20여 척은 동해상 한국작전구역(KTO)에서 29일까지 연합훈련을 진행한다.
이날 평양 순안에서 발사된 SRBM은 북한 내륙을 가로질러 함경북도 무수단리 앞바다의 알섬 인근에 낙하했다. 알섬은 북한 미사일 시험발사의 주요 탄착지점이다. 한미 해상 연합훈련이 진행 중인 남쪽 방향으로 쏘지 않은 것을 두고 ‘수위 조절’을 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25일 SRBM 1발을 쏜 지 사흘 만에 발수를 더 늘리는 등 도발 수위를 높인 만큼 향후 무력시위 강도가 더 세질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일각에서는 이번 도발이 29일 카멀라 해리스 미 부통령 방한을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해리스 부통령은 윤석열 대통령을 예방하고 최전선인 비무장지대(DMZ) 등을 찾을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한미일 3국은 30일 동해 공해상에서 연합 대잠훈련을 실시한다. 한반도 인근에서 우리 군이 일본 해상자위대와 훈련을 하는 건 2017년 이후 5년 만이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안규백 의원은 28일 페이스북에 “비록 예정된 훈련 장소가 한국작전구역(KTO) 바깥이긴 하지만 독도에서 불과 150여 km 떨어진 곳”이라면서 “대한민국 국군이 기꺼이 일본 해상자위대와 연합훈련을 하는 것이다. 유사시 한반도 문제에 일본 해상자위대의 개입을 허용하겠다는 것인지 윤석열 정부의 안보관에 의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각국 대잠 전력들이 모의 잠수함을 탐색, 식별, 추적하고 관련 정보를 공유하는 이 훈련은 SLBM과 신형 잠수함 개발 등 북한 위협에 대한 공동 대응 차원에서 실시된다.
국가정보원은 10월 16일 중국 공산당 제20차 당 대회 이후부터 11월 7일 미 중간선거 사이에 북한이 7차 핵실험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비공개 전체회의에서 북한의 최근 핵실험 동향에 대해 “북한의 풍계리 3번 갱도가 완성돼 핵실험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라며 이같이 보고했다고 한다.
국정원은 김 위원장의 둘째 딸 김주애(9)로 추정되는 소녀가 최근 북한 정권 수립을 기념하는 9·9절 행사 무대에서 촬영됐다는 외신 보도에 대해선 “가능성이 작다”고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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