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해군이 운용하는 원자력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이 지난 26일 동해상에서 훈련 중이다. 미 국방부
우리나라와 미국 해군이 29일까지 연합 해상훈련이 실시하는 데 이어 30일엔 일본 해상자위대를 포함한 3국 연합 해상훈련이 수행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한미훈련을 겨냥해 2차례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을 쏜 북한이 추가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한미 해군은 지난 26일부터 나흘 간 일정으로 동해상의 한국작전구역(KTO)에서 실시해온 연합 해상훈련을 29일 마무리한다.
군 당국에 따르면 양국 해군은 이번 기간 대특수전부대작전(MCSOF) 훈련을 비롯해 대수상전, 대잠전, 방공전, 전술기동훈련 등 다양한 해상훈련을 실시했다.
특히 이번 훈련엔 ‘떠다니는 군사기지’로 불리는 미 해군 원자력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CVN-76·10만2000톤급)을 비롯해 순양함 ‘챈슬러스빌’(CG-62), 이지스 구축함 ‘배리’(DDG-52) ‘벤폴드’(DDG-65) 등이 참가했다.
핵추진 잠수함 ‘애너폴리스’(SSN-760)도 미 항모강습단의 일원으로 이번 훈련에 함께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해군과 미 해군 항모강습단이 우리 작전구역에서 연합훈련을 한 건 북한의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가 잇따랐던 지난 2017년 11월 이후 약 5년 만이다.
김승겸 합참의장과 폴 러캐머라 한미연합사령관이 27일 동해상에서 연합해상훈련 중인 미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에 승선했다. 합참 제공우리 군 당국은 이번 훈련이 “북한의 도발에 대비한 한미 해군의 연합작전 수행능력과 상호 운용성을 제고하는 기회가 됐다”고 평가하고 있다.
반면 북한은 이번 한미연합훈련 개시 전날인 지난 25일 평안북도 태천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SRBM 1발을 발사한 데 이어, 훈련이 진행 중이던 28일에도 평양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SRBM 2발을 쐈다.
이처럼 사흘 간격으로 이어진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미 항모의 한반도 전개와 그에 따른 한미연합훈련에도 아랑곳없이 ‘충분히 도발할 수 있음’을 과시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카멀라 해리스 미 부통령의 29일 방한을 노린 측면도 있어 보인다.
게다가 한미 해군은 이번 훈련에 이어 30일엔 KTO 바깥 동해상에서 일본 해상자위대와 함께 연합 대잠수함 훈련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전했다.
그동안 북한은 한미훈련을 ‘대북 적대정책’의 대표사례로 꼽으며 중단을 요구해왔다. 따라서 한미일 연합훈련이 성사된다면 “북한이 도발 수위를 높일 빌미로 활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실제 북한 해군 잠수함기지가 있는 함경남도 신포 일대에서 최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관련 동향이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대북 전문가들은 “북한의 추가 도발은 시기의 문제일 뿐”이란 반응을 보이고 있다. 북한이 내달 10일 조선노동당 창건 제77주년 기념일을 앞두고 있는 점 또한 추가 도발 가능성을 점치는 배경 가운데 하나다. 북한의 이번 당 창건 기념일 전후로 내달 16일 중국 공산당의 제20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 직전까지 ‘연쇄 도발’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3연임’이 확정될 중국 당 대회 기간 중엔 북중 간 우호협력 관계를 감안해 도발을 자제할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은 지난 2월 중국 베이징 동계올림픽 기간에도 무력도발을 중단했다.
군 관계자는 “우리 군은 북한의 추가 도발에 대비해 한미 간 공조 하에 관련 동향을 추적 감시하고 있다”며 “북한의 어떤 도발에도 압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기초로 확고한 대비태세를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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