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만난 해리스 “IRA 우려 해소방안 마련하겠다”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9월 30일 03시 00분


코멘트

尹대통령, 해리스와 85분 대화
전기차보조금 관련 “긴밀협력 기대”… 해리스 “법률집행 과정서 노력할것”
유동성 공급장치 실행 협력 재확인… ‘한미동맹이 印太평화 핵심축’ 공감

현직 美부통령, 4년6개월만에 방한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방한한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을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85분간 이어진 회담 동안 해리스 부통령은 윤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과 관련해 “미국은 전혀 
개의치 않고 있다”면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깊은 신뢰를 갖고 있고, 윤 대통령과의 만남에 대해 만족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현직 美부통령, 4년6개월만에 방한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방한한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을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85분간 이어진 회담 동안 해리스 부통령은 윤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과 관련해 “미국은 전혀 개의치 않고 있다”면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깊은 신뢰를 갖고 있고, 윤 대통령과의 만남에 대해 만족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은 29일 방한한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을 만나 북미산 전기차에 한해 보조금을 지급하는 내용의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관련해 “양국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정신을 바탕으로 상호 만족할 만한 합의 도출을 위해 긴밀히 협력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에 해리스 부통령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한국 측 우려에 대해 잘 알고 있다”며 “법률 집행 과정에서 한국 측 우려를 해소할 방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고 대통령실이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해리스 부통령을 85분가량 접견하며 한미 관계 강화 방안과 북핵 문제, 경제 안보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현직 미 부통령의 방한은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 당시 마이크 펜스 부통령 이후 4년 6개월 만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IRA 관련 해리스 부통령의 발언에 대해 “한국 측 우려를 잘 알고 있다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백악관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해리스 부통령은 전기차 세제 혜택에 대한 한국의 우려에 대해 이해하고 있으며 법 시행에 따라 지속적으로 협의해 나가자고 약속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은 필요 시 금융 안정을 위한 유동성 공급 장치를 실행하기 위해 긴밀히 협력하기로 한 한미 정상 간 합의도 재확인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한국은행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적극적으로 정보를 교환하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두 사람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와 ‘핵무력 정책 법제화’에 우려를 나타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어 한국에 대한 미국의 철통같은 방위 공약도 재확인했다. 백악관은 “해리스 부통령은 한미 동맹이 인도태평양과 전 세계의 평화, 안정, 번영의 핵심 축(린치핀·linchpin)이라는 것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이날 윤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이 중국의 위협과 대만해협에 대해 논의한 점을 강조했다. 백악관은 “해리스 부통령은 대만해협에서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이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태평양의 핵심 요소라고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해리스 부통령은 윤 대통령의 미국 순방 당시 불거진 ‘비속어 논란’에 대해 “미국 측으로서는 전혀 개의치 않고 있다”며 “바이든 대통령은 윤 대통령에 대해 깊은 신뢰를 가지고 있으며 지난주 런던과 뉴욕에서 이뤄진 만남에 대해 만족스러워한다”고 전했다.

해리스 “尹뉴욕발언 개의치 않아”… IRA 해법 한미 발표엔 온도차


尹, 美부통령 예정의 2배 85분 접견

‘뉴욕 48초 환담-비속어 논란’ 두고 해리스, ‘한국내 논란’으로 선긋기
백악관 “IRA 지속적인 협의 약속”
대통령실 “우려 해소 챙기겠다 해 양국간에 조율되고 있는게 있다”
‘양국 금융 안정화’ 논의 더 진전

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악수 후 자리로 이동하고 있다. 2022.09.29. 대통령실사진기자단
“한미 정상 간 뉴욕 회동 이후 한국 내에서 벌어진 논란에 대해 미국은 전혀 개의치 않고 있다.”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을 찾은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은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순방 중 불거진 각종 논란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그러면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윤 대통령에 대해 깊은 신뢰를 갖고 있고, 지난주 런던과 뉴욕에서 이뤄진 윤 대통령과의 만남에 대해 만족스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고 한다. 윤 대통령을 둘러싼 ‘비속어 논란’과 ‘48초 환담 논란’을 ‘한국 내 논란’으로 규정하며 양국 정상 간 신뢰와 한미 동맹에는 흔들림이 없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이날 두 사람은 85분간 얘기를 나눴다.
○ 해리스 “IRA 한국 우려 해소 잘 챙겨 보겠다”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29일 오후 경기 파주시 판문점 방문을 마치고 떠나며 군 장병의 경례를 받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윤 대통령은 이날 해리스 부통령의 첫 방한을 환영하며 “지난주 런던과 뉴욕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여러 차례 만나 한미 동맹 발전 방향에 대해 긴밀히 합의했다”며 “해리스 부통령의 방한이 한미 동맹 발전을 위한 또 다른 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해리스 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께서 개인적으로 안부를 꼭 전해 달라는 부탁을 하면서 올해 굉장히 생산적인 방한을 했다는 말씀도 했다”고 화답했다.

이어진 비공개 회담에서는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에 따른 한국의 우려에 대한 논의가 오갔다. 다만 양국의 발표에는 온도차가 묻어났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브리핑에서 “해리스 부통령이 법률 집행 과정에서 한국 측 우려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될 수 있도록 잘 챙겨 보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반면 백악관은 “해리스 부통령은 전기차 세제 혜택에 대한 한국의 우려에 대해 이해하고 있으며 법 시행에 따라 지속적으로 협의해 나가자고 약속했다(pledged to continue to consult as the law is implemented)”고 밝혔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11월 중간선거 등) 미국 사정이 있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적시하는 것은 말씀드리지 못하지만 몇 가지 양국 간 조율되고 있는 게 있다”고 말했다. 세부 이행 규정을 만드는 과정에서 미국 내 생산 공장을 짓고 있는 현대자동차 등에 대해 예외 적용을 검토할 가능성을 열어 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 韓美, 유동성 공급장치 등 핵심 현안 논의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29일 오후 경기 파주시 판문점을 찾아 둘러보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뉴욕에서 한미 정상 간 합의한 필요 시 유동성 공급장치 실행을 위해 긴밀히 협력하겠다는 내용도 재확인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한미 정상 간 협력의 필요성을 인식하는 과정이 뉴욕에서 있었고, 오늘은 해리스 부통령을 통해 이를 실질적으로 이행하겠다는 미 행정부의 의지를 다시 확인한 것이라는 취지로 이해하면 된다”고 말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와 ‘핵무력 정책 법제화’ 등 북핵 문제에 대응할 안보 태세도 논의 테이블에 올랐다. 백악관은 “대북 정책 일치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목표를 재확인했다”며 “북한의 도발적인 핵 위협과 탄도미사일 발사를 규탄하고 한미일 3각 협력을 포함해 잠재적인 추가 도발에 대한 대응을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내년 한미 동맹 70주년을 계기로 윤 대통령의 미국 방문 계획에 대한 세부 내용도 외교 채널을 통해 협의하기로 했다.

대통령실은 현직 미 부통령과의 접견이 예상 시간을 두 배 넘겨 85분가량 진행된 데 대해 고무된 분위기다. 대통령실 이재명 부대변인은 “윤 대통령이 소수 인사만 배석한 가운데 해리스 부통령과 사전 환담을 가졌으며, 돈독한 개인적 유대감과 신뢰를 구축했다”고 강조했다. 앞서 중국 리잔수 전국인민대표회의 상무위원장의 방한 때는 별도의 사전 환담이 이뤄지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윤석열 대통령#카멀라 해리스#ira#전기차보조금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