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미사일 도발이 이어지는 가운데 한미 해군과 일본 해상자위대가 30일 동해 공해상에서 북한 잠수함 위협에 대응하는 연합 대잠훈련을 실시했다. 한미일 3국의 대잠훈련은 2017년 4월 이후 5년 만이다. 이달 26~29일 미국 니미츠급 핵추진항공모함 로널드레이건(CVN-76)이 참가한 한미 해상 연합훈련에 반발해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을 연거푸 발사한 북한이 3국 연합훈련을 빌미로 추가 도발에 나설지 주목된다.
이날 훈련은 이른 오전부터 독도에서 약 150km 떨어진 공해상에서 진행됐다. 5년 전 3국 대잠훈련을 실시한 제주도 남방보다 북한에 훨씬 가까운 곳에 한미일 함정들이 집결한 것이다. 과거 동해 공해상에서 일본과 인도적 수색구조훈련을 한 적은 있었지만 독도에서 멀지 않은 동해상까지 일본 군함이 올라와 훈련한 사례는 거의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군은 “북한 잠수함의 주요 활동예상무대인 점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북한과 가까운 해상에서 3국 해군의 실전적 훈련 효과를 높이는 한편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에 경고하는 무력시위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훈련은 로널드레이건 항모를 비롯한 한미일 3국의 구축함들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장착한 가상의 북한 잠수함을 탐지·추적해 관련 정보를 공유하고 상호운용성을 확인하는 내용으로 진행됐다. 가상의 북한잠수함 역할은 미 로스앤젤레스(LA)급 핵추진잠수함인 아나폴리스(SSN-760)가 맡았다.
앞서 북한이 25, 28일에 이어 훈련 전날인 29일에도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로 추정되는 SRBM을 동해상으로 발사한 만큼 3국 해군은 북한의 추가도발에 대비해 경계태세를 강화한 가운데 훈련을 실시했다고 한다. 더욱이 최근 더불어민주당 안규백 의원이 대략적인 훈련 장소를 페이스북에 노출하면서 북한의 맞대응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돼 추가 보안 조치도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부정적 기류도 감지된다. 위안부 문제 등 한일 갈등이 진행 중이고,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일본과 독도 인근에서 연합훈련을 하는 것은 국민정서와 배치된다는 것이다. 군 관계자는 “북한의 SLBM 고도화에 맞서 3국간 군사공조 복원이 시급한다는 판단이 주효했던 걸로 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은 미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미사일을 탑재한 신형 전략 핵추진 탄도미사일 잠수함 훈련 영상을 처음 공개했다. 중국중앙(CC)TV 군사채널이 29일 웨이보에 올린 영상엔 ‘창정-18호’로 불리는 인민해방군 094A형 전략핵잠수함(1만1000t)이 남중국해에서 잠항하거나 선체를 드러낸 채 항행하는 모습, 어뢰 발사장면 등이 담겨 있다. 이 잠수함엔 사거리 1만㎞ 이상의 ‘쥐랑(JL)-3’ 탄도미사일이 실려있디. 한미일 3국이 대잠훈련일을 골라 최신 핵잠수함 훈련 영상을 공개한 것은 중국이 한미일 훈련을 중국 견제용으로 보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