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사, 2020년 44.4대1→올해 25.8대1
3년 연속 하락… 해-공사도 인기 줄어
군 관련 공약서 간부들 소외도 원인
“인재양성 위해 사관학교 혁신해야”
엘리트 장교를 육성하는 육·해·공군사관학교의 입시경쟁률이 최근 3년 새 낮아지고, 자퇴하는 사관생도 수는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여기에 윤석열 정부의 ‘병장 봉급 200만 원’ 인상 계획에 따라 2025년엔 병장 봉급(약 205만 원)이 사관학교 출신 소위 봉급(약 184만 원 예상)을 역전할 것으로 예측돼 사관학교의 인기가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 육·해·공사 입시경쟁률 동반 하락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영배 의원이 2일 국방부로부터 제출받은 ‘육·해·공군 사관학교 입시경쟁률 및 자퇴자 현황’ 자료에 따르면 육사의 입시경쟁률은 2020년 44.4 대 1에서 지난해 26.2 대 1, 올해 25.8 대 1로 3년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해사의 입시경쟁률도 2020년 25.1 대 1에서 지난해 21.7 대 1로 줄더니 올해는 18.7 대 1까지 낮아졌다. 공사의 입시경쟁률은 지난해 20.6 대 1에서 올해 21.4 대 1로 0.8명이 늘었지만 2019년 48.7 대 1의 경쟁률을 고려하면 인기가 크게 떨어진 상황이다. 대입 수험생 사이에서 사관학교에 대한 호감도가 갈수록 낮아진 것.
반면 복무 부적응, 진로 변경 등을 이유로 사관학교에 다니다가 자퇴하는 생도 수는 육·해·공사 모두 늘었다. 특히 육사는 올해 8월 기준으로 생도 40명이 자퇴해 지난해 28명보다 43%나 늘었다. 해사는 자퇴 생도가 지난해 8명에서 올해 12명으로 늘었고, 공사도 지난해 16명에서 올해 17명으로 늘어났다. 김 의원은 “사관학교 입시경쟁률이 떨어진 것은 사관학교의 경쟁력이 떨어진 것과 마찬가지”라며 “출산율 저하 등으로 병력 자원이 줄어드는 만큼 우수한 장교 양성에 초점을 맞춰 사관학교 혁신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 김영배 “2025년엔 병사-장교 봉급 역전”
사관학교의 인기가 떨어진 배경에는 ‘병장 봉급 200만 원’ 인상 등 군 관련 공약에서 간부들이 상대적으로 소외됐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 밖에 병사 의무복무 기간 단축과 병영 내 휴대전화 사용 등도 원인으로 꼽힌다.
여기에 병사와 장교 간 봉급 격차도 더 좁혀질 가능성이 크다. 김 의원이 국방부로부터 제출받은 ‘군 간부 봉급 인상률’ 자료에 따르면 내년도 위관급 장교(소위∼대위)의 임금인상률은 공무원 임금과 동일하게 1.7%로 책정될 예정이다. 김 의원에 따르면 이 같은 수준의 인상률이 계속 적용될 경우 올해 175만5000원인 사관학교 출신 소위의 봉급은 2025년에는 약 9만1000원 오른 184만6000원 수준으로 예상됐다.
반면 병장의 봉급은 윤 대통령의 공약에 따라 2023년 130만 원(월급 100만 원·지원금 30만 원), 2024년 165만 원(월급 125만 원·지원금 40만 원), 2025년 205만 원(월급 150만 원·지원금 55만 원)으로 인상될 계획이다. 김 의원실은 “이대로라면 2025년에는 소위 봉급이 병장 봉급에 역전되는 것”이라고 했다.
정부는 병사의 봉급이 간부보다 많아질 것을 우려해 ROTC 등을 대상으로 단기복무장려금을 600만 원에서 900만 원으로 50% 인상하는 정책도 함께 발표했다. 하지만 이 정책이 현실화된다고 해도 3년의 장교 의무복무 기간을 고려하면 매달 25만 원 정도 늘어난 209만6000원에 불과해 장병 봉급보다 약 5만 원 많은 수준이다. 김 의원은 “인구 감소에 따른 장병 감소는 전문성을 갖춘 군 장교 증원을 통해서만 해결할 수 있다”며 “병장보다 단돈 5만 원 더 주고 군의 전문성을 제고시킬 수 없고, 줄어드는 군 간부 지원 흐름도 역전시킬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