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은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등을 고리로 전임 정부인 문재인 정부를 정조준하고 있는 반면, 야당은 윤 대통령의 순방 비속어 논란 등을 집중적으로 파헤치겠다는 입장이다.
권력기관의 야당을 향한 사정과 박진 외교부 장관 해임건의안 등으로 인해 여야간 감정의 골이 깊게 패인 상황에서 협치는 난망한 가운데, 여야간 충돌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4일부터 시작되는 국감은 사실상 전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여야의 충돌 첫 지점은 윤 대통령의 순방 논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29일 야당 단독으로 박 장관의 해임건의안이 통과되자 여당은 입법 독재라고 반발하며 대야 공세를 이미 예고한 바 있다.
아울러 박 장관의 해임건의안을 윤 대통령이 곧바로 거부하면서 후폭풍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야당은 윤석열 정부가 또다시 국민의 뜻을 외면했다고 비판하며 이번 국감에서 관련 논란을 조목조목 따지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4일 시작되는 외교부 국감에서부터 여야간 충돌이 전망된다. 야당은 외교부 국감에서 박 장관을 상대로 자진 사퇴를 압박하면서 더 나아가 외교라인 전면 교체를 요구할 계획이다.
반면, 여당은 야당이 국익을 훼손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정부를 적극 엄호할 예정이다.
국감의 대치 전선은 감사원으로도 옮겨붙고 있다. 감사원이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에 대해 문재인 전 대통령을 직접 겨냥, 서면조사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문 전 대툥령은 “대단히 무례하다”며 불쾌감을 숨기지 않았다. 민주당 ‘윤석열 정권 정치탄압 대책위원회’와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 국회의원들도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대책위는 3일 오전 국회 기자회견에서 “윤석열 정부가 노리는 것은 결국 문재인 전 대통령이었다”며 감사원을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반면, 장동혁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메일을 되돌려 보내며 불쾌감을 표시했다든지 ‘무례하다’는 표현은 유족의 절절한 아픔과 고통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전직 대통령으로서 미안한 마음이 있다면 그와 같은 표현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그런 표현이 유족의 마음을 더 아프게 하고 가슴에 피멍이 들 게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감이 시작되기도 전에 여야간 신경전이 극에 달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감사원의 소관 상임위인 법제사법위원회는 또다시 여야간 대척점이 될 전망이다. 이미 사사건건 충돌하고 있는 법사위인 만큼 여야간 충돌로 인해 국감 자체가 피행으로 흘러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미 법사위에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 대한 검찰의 수사와 김건희 여사의 주가조작 의혹 등이 도마 위에 오른 상황이다. 민주당은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과 관련해 김 여사,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을 증인으로 요구했고, 건진법사도 증인으로 신청했다.
이에 맞서 국민의힘은 성남 FC 후원금 사건, 대장동·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 등 검찰이 진행 중인 이 대표 관련 수사를 집중적으로 파고든다는 계획이다.
윤 대통령의 순방 논란과 관련해서는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리는 방송문화진흥회 국감과 MBC 비공개 업무보고도 여야간 전장이 될 전망이다.
여당은 이미 MBC를 상대로 ‘자막 조작’ 프레임을 걸고 강공에 나선 상황이고 야당은 여당의 이같은 행태를 ‘언론 탄압’으로 규정 역공에 나선 상태다.
이 밖에도 기재부 국감에서는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 주식양도소득세 대주주 요건 완화 등을 놓고 여야가 맞붙을 것으로 보인다. 농식품부 국감에서는 쌀값 안정화 방안. 산업부 국감에서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대응 방안을 놓고 여야가 공방을 벌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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