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미국 의회 통과 직전 휴가를 간 것으로 확인되면서 대응이 부실했다는 지적이 4일 나왔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이장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IRA 초안 공개 이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서명 때까지 약 3주 가까운 시간 이 장관의 대응을 지적했다.
이 의원에 따르면 IRA는 지난 7월26일 최초 공개됐는데, 초안 공개 이전까지 정부 내에서는 관련 내용을 파악하지 못했다. IRA는 미국 이외에서 생산된 전기차를 보조금 지원 대상에서 제외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국내 전기차 업체의 피해를 야기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다만 IRA 초안 공개 이후 상원에서 통과된 8월7일까지 약 열흘 동안 정부에서는 아무런 역할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 이 의원 측의 지적이다.
이 의원은 “IRA법이 미 상원을 통과한 이후 8월9일 산업부는 통상정책국장이 미상무부 부차관보와 면담을 진행했으나 국장급 대응에 불과했다”며 “10일에는 통상교섭본부장이 미 무역대표부 앞 서한 전달을 했지만 형식적 절차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IRA법은 상원 통과 닷새 후인 12일 미 하원을 통과했고, 16일 바이든 대통령이 서명을 마치면서 발효됐다.
특히 이 장관은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한국을 찾은 8월3일부터 5일까지 휴가를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펠로시 의장 측은 산업부 등 부처에 ‘IRA법 현안 보고’를 제출했다.
이 의원은 “이 장관이 제때 이 법을 파악하고 국내 산업에 미칠 영향력에 대한 우려를 윤석열 대통령에게 전달했더라면 윤 대통령과 팰로시 사이에서 IRA 논의가 진행됐을지도 모른다”고 했다.
또한 이 의원은 산업부가 여전히 IRA 법안으로 인해 발생할 국내 산업 분야의 경제적 손실을 여전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정부가 ‘플랜B’는 무엇인지 여전히 밝히지 못하고 있으며, 누구 하나 언제까지 해결이 될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하는 사람도 없다”며 “산업통상 분야 수장인 이창양 장관 역시 이번 IRA 사태 책임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은 국가 망신시키고, 주무부처 장관은 골든타임 기간 휴가를 가지 않나, 누구 한명 자신 있게 해법 제시도 못 하는 무능한 정부를 규탄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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