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4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박진 외교부 장관의 퇴장 여부를 놓고 강하게 충돌하면서 30분만에 파행됐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국회 해임건의안 처리에 따라 박 장관의 퇴장을 요구했고, 여당인 국민의힘은 윤석열 대통령이 이미 거부 의사를 밝혔다며 맞받아쳤다.
윤 대통령의 해외 순방 논란을 두고 양측이 날선 공방을 벌이면서 외통위 국감은 개의 30분만에 정회됐다.
이재정 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전 외교부·한국국제협력단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윤석열 정권의 빈손 외교, 굴욕 외교에 국민의 분노가 하늘을 찌르고 정권에 대한 기대감도 바닥에 떨어진 상태”라며 포문을 열었다.
이 의원은 “민주당은 국민의 의사를 받아들여 국회에서 해임건의안을 통과시켰지만 윤 대통령은 거부했다”며 “국회의 국무위원 해임건의안을 받아들임으로써 박 장관의 퇴장을 요구하는 것이 민주당의 입장으로 이를 강력히 요청한다”고 말했다.
같은당 김경협 의원은 박 장관이 과거 한나라당 대변인 시절 한 발언을 언급하며 “박 장관은 스스로 4선출신의 의회주의자다. 국회에서 가결한 것을 깡그리 무시하고 그대로 앉아서 국감을 받겠다는 것은 언어도단이고, 국감장에서 퇴장하는 것이 예의”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것이 본인이 정치를 하면서 주장해왔던 철학의 연장선이고 스스로 했던 발언에 대해서 약속을 지키는 것”이라며 “이렇게 국회를 모욕하고 능멸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박정 의원도 “이번 윤석열 정부의 외교참사에 대해서 정말로 무능과 난국에 빠져 있다고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며 “정상 외교, 경제외교를 제대로 뒷받침하지 못한 외교부 역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에서 장관은 즉시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상호 의원 역시 “해임건의안은 대통령을 제대로 보좌하지 못한 박 장관의 보좌 책임을 물은 것이고, 한편으로는 사과하지 않고 오기를 부리고 있는 대통령에 대한 국민의 경고를 대신한 것”이라며 “사과는커녕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는 이 현장에서 국감을 정상적으로 진행할 수 있겠냐”고 지적했다.
야당의 공세에 국민의힘 의원들은 박 장관을 적극 엄호하며 윤 대통령의 해외 순방 성과를 전면으로 내세웠다.
외통위 여당 간사인 김석기 국민의힘 의원은 “박 장관은 윤 대통령과 함께 많은 성과를 거두고 돌아왔다”며 “민주당은 이걸 가지고 빈손 외교다, 외교 참사라고 얘기하면서 열심히 일하고 있는 외교부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일방적으로 통과시켰다”고 지적했다.
태영호 의원은 “여야가 합의해놓은 국정감사 계획을 뒤집고 이 자리에서 박 장관의 퇴장을 요구하는 것은 법치주의에 맞게 행동해야 할 국회와 국회의원의 해야할 일은 아니다”라며 “국회는 모든 것을 법치에 의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만약 야당 의원들의 주장대로 (대통령의 순방에) 외교 참사가 있다면 국민들이 다 보는 앞에서 장관에게 질의하고 장관의 답변을 들으면 될 것”이라며 “의사진행발언과 전혀 무관한 이런 발언들을 계속하는 것에 대해 위원장은 바로 잡아달라”고 촉구했다.
정진석 의원은 “정당한 국회법에 따라서 출석해 있는 장관을 퇴장하라고 명령할 권한이 없다”며 “민주당 의원께서 외교부 장관하고 상대를 못하겠다면 차관에게 질의를 하라. 다수의석을 점령했다고 나가라고 윽박지르는 것이 정치공세지 국감에 임하는 자세냐”며 반문했다.
이에 윤재옥 위원장은 “박 장관은 법적으로 출석의무가 있는 사항이고, 또 법적으로도 장관의 직을 어쨌든 수행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화에 나섰다. 박 장관도 입장을 표명하려 했으나 여야의 공방에 밀렸다.
윤 위원장은 “이 상태로는 국감이 진행이 안되고 정치적인 주장만 난무하는 상황”이라며 “국정감사 응답과 관련해 여야 간사간 협의를 하겠다”고 정회를 선포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