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이스타항공 채용 비리 관련 야권 인사들의 실명이 거론되면서 여야 의원 간 공방이 격화됐다.
정무위는 4일 오전 국무조정실, 국무총리비서실 국정감사를 열었다. 정무위 소속 국민의힘 윤창현 의원은 이날 오전 ‘이스타항공 취업 청탁 의혹’을 언급하며 한명숙 전 국무총리와 양기대, 이원욱 의원 등이 연루됐다고 밝혔다.
윤 의원은 이스타항공의 항공기 부기장 지원자 면접 관련 자료를 공개하며 “이들 가운데 한명숙 전 총리가 관련된 것으로 나타난 분이 있다. 이 분은 (채용과정에서) 70명 중 70등을 했다”고 했다.
이어 “양기대 의원 관련 인물은 132명 중 106등을 했고, 이원욱 의원 추천 의혹 인물은 70명 중 42등을 했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이 파일이 잘못된 자료라면 이스타 항공을 상대로 문제삼으면 되고, 제대로 된 자료라면 사과해야 할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오후 국정감사가 속개하자마자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김종민 의원은 항의의 뜻을 전했다.
김 의원은 “윤 의원이 이스타 내부 자료 인용해서 양기대, 이원욱 의원이 연루됐다고 말씀했는데, 이후에 두 의원이 정무위에 강력한 항의를 보냈다. 사실관계를 대화해봤더니 두 분 다 이스타 항공에 인사청탁을 한 적 없을 뿐더러 대상자와 전혀 아는 사이가 아니다, 일체 관련된 바 없고 이미 한 달 전 이 사안이 몇몇 언론에 취재됐지만 당사자가 관계없고 해서 보도를 안한 것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김 의원은 “윤창현 의원의 공개 사과를 요구하고 만약 공개 사과 않고 여기에 대한 명백한 근거를 제시 못하면 저는 윤리위 제소까지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국민의힘 의원들이 반발했다.
국민의힘 간사인 윤한홍 의원은 “김종민 간사가 왜 그러는지 이해가 된다. 하지만 지금 윤창현 의원이 국감을 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윤 의원이 아무런 근거 없이 그런 주장을 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그런데 국감장에서 국감 발언한 것 갖고 윤리위에 넘긴다? 전 그게 반 공갈, 반 협박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발언은 서로 자제 돼야 한다고 본다”고 했다.
같은당 강민국 의원은 상임위 간사의 역할을 논하다가 김종민 의원과 언쟁이 붙었다. 김 의원은 강 의원을 향해 “선 넘지 말라”고 했고 강 의원은 이에 “공개 사과하라” “제가 김 의원한테 선 넘지 말라, 이런 소리를 들을 사람이 아니다” 등의 발언으로 대응했다.
박재호 민주당 의원과 유의동 국민의힘 의원은 중재에 나섰다.
박 의원은 “강민국 의원이나 간사 의원들도 너무 감정을 앞세워선 안 된다. 피감기관을 앞에 놓고 우리끼리 이런 문제로 왔다갔다하면 의원으로서의 품위도 떨어져보인다. 공개적으로 얘기할 건 하고 간사끼리 의논할 건 했으면 고맙겠다”고 했다.
유 의원은 “박재호 의원 말씀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효율적으로 국감을 진행하기 위해 간사 두 분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 부분에서 아쉬움이 있다”며 “공개사과 요구, 윤리위 제소 운운하기 이전에 윤창현 의원에 진위 여부 확인하는 방법도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윤창현 의원은 “제가 관계자를 증인으로 불렀고, 어디까지 믿어줄 지 모르겠지만 이 사안 관련해 사내에 소문이 다 퍼졌다. ‘너 그거 어디서 났어, 어떻게 그런 말을 해’라는 식으로 사람 무시하듯이, 우습게 보는 것 아니다. 너무 그렇게 사람 무시하듯 하지 말아달라”고 보탰다.
한편 양기대 의원은 이날 윤 의원 발언 후 입장문을 내어 “윤 의원이 이스타 항공의 부정 채용 의혹을 제기하면서 취업 청탁자로 한명숙 전 국무총리와 이원욱·양기대 국회의원을 지목한 것에 대해서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며 “저는 취업 청탁을 한 적도 없고, 윤창현 의원이 취업청탁대상자로 지목한 사람을 전혀 알지도 못한다. 전부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윤 의원은 국정감사장에서 면책특권 뒤에 숨어 비겁하게 정치적 공세를 할 것이 아니라, 당당하게 기자회견을 하라. 그리고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 질 경우 분명히 책임을 지고 국회의원직도 사퇴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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