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당 수사비 14만5000원→13만원으로
천준호 “대통령실 이전 비용 줄이고 수사비 현실화”
윤석열 정부가 올해 경찰 수사 경비를 약 34억 원 삭감한 것으로 확인됐다. 마약·보이스피싱·스토킹 범죄를 ‘3대 거악’으로 규정하고 척결에 나선 정부가 정작 수사비를 줄이면서 경찰 수사 활동에 지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천준호 의원이 7일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경찰 수사 경비 현황 자료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과정에서 수사 경비를 본예산보다 34억800만 원 삭감했다. 사건 수사비는 555억6400만 원에서 527억6700만 원으로 27억9700만 원이 줄었고, 수사 경찰 활동 여비도 132억8900만 원에서 126억7800만 원으로 6억1100만 원이 삭감됐다. 수사비는 출장비, 식비, 증거·첩보 수집비 등 범죄 수사 활동에 쓰이는 비용이다.
삭감된 수사비에 비해 수사 인원이 늘면서 1인당 월 수사비도 지난해 14만5000원에서 올해 13만 원으로 줄었다. 수사 경찰은 지난해 3만2500명에서 올해 3만4679명으로 2179명 늘었다. 천 의원 측은 “일선 경찰에 ‘수사비를 청구하지 말라’는 지시가 내려가고, 증거 수집하러 현장에 나간 경찰이 경찰서 구내식당에 밥 먹으러 다시 돌아오는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천 의원은 “정부가 대통령실 이전에는 막대한 예산 쓰면서 정작 경찰 사건수사비는 삭감했다”면서 “이런 상태로는 범죄와의 전쟁에 실패할 수밖에 없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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