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은 ‘최장기 잠행’ 속 미사일 도발 계속… 中 당대회 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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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10월 9일 16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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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News1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News1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가 올해 최장기 ‘잠행’을 이어가는 상황에서도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은 끊이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의 최중요 우방국 중국의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3연임’이 결정될 제20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10월16일 개막) 때까지도 북한의 ‘미사일 폭주’가 계속될 가능성이 있단 관측이 제기된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우리 군은 9일 오전 1시48~58분쯤 북한 강원도 문천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2발을 포착했다.

북한의 이날 미사일 발사는 올해 29번째 무력도발이다. 유엔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에 해당하는 탄도미사일 발사로는 23번째다. 또한 오전 1시 이후 심야 시간대 미사일을 쏜 건 올 들어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북한은 지난달 25일 이후 보름 동안 이틀에 한 번 꼴로 탄도미사일을 쏴댔다. 김 총비서는 북한 관영매체 보도 기준으로 이달 9일까지 29일째 잠행을 이어가고 있으나, 이 사이에도 ‘미사일 발사 버튼’은 꾸준히 누르도록 했단 얘기다. ‘도발 일상화’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을 정도다.

북한은 최근 연이은 도발에 대해 한미연합훈련 등 미국 주도의 ‘대북 적대시 정책’에 따른 자위권 차원이라고 강변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핵무기 투발 수단 고도화’에 그 목적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북한이 제7차 핵실험 준비를 이미 완료한 상태에서 지난달 초 최고인민회의에선 핵사용 ‘문턱’을 대폭 낮추는 공세적 핵전략까지 법제화했기 때문이다.

군 당국과 전문가들은 북한이 최근 보름 동안 ‘북한판 이스칸데르’ KN-23과 ‘북한판 에이태큼스(ATACMS)’ KN-24, ‘초대형 방사포’ KN-25 등 다양한 SRBM을 서로 다른 장소에서 다양한 시간대에 정해진 목표물을 향해 쏘는 훈련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전배치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알려진 이들 무기는 유사시 우리나라와 주일미군기지 등을 공격하기 위한 목적에서 개발 중이며, 특히 소형화한 핵탄두 탑재를 목표로 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평가다.

또 북한이 이달 4일 발사한 IRBM은 무려 4500여㎞를 비행, “북한으로부터 약 3500여㎞ 거리에 있는 미국령 괌을 충분히 타격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관계 당국과 전문가들은 북한의 다음 도발 시점이 언제가 될지에 대해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북한 미사일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뉴스1 ⓒ News1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북한 미사일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뉴스1 ⓒ News1
일각에선 북한이 최근 연이은 미사일 발사를 통해 ‘한미훈련 기간엔 도발하지 않는다’던 국제사회의 기존 경험칙을 깨뜨린 만큼 “향후 행보 또한 예측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북한은 동해상에서 한미연합 해상훈련이 실시되는 지난달 26~29일 기간 2차례(28일·29일) 탄도미사일을 동해상으로 쐈다. 특히 지난달 29일엔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우리나라를 찾기도 했다.

북한은 그동안엔 최중요 우방국인 중국의 주요 행사 땐 무력도발을 자제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올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 기간 도발을 자제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전례를 이유로 일단 이달 16일 개막하는 중국 당 대회 기간 중엔 북한도 ‘도발 휴지기’를 보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도 “중국 당 대회 기간엔 북한이 도발을 중단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 때문에 당 대회 개최가 얼마 남지 않은 지금 일종의 (미사일) ‘몰아 쏘기’를 하는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당 대회는 통상 1주일 정도 진행된다. 따라서 적어도 오는 16~22일 기간 중엔 북한이 미사일 발사 등 도발을 멈출 가능성이 있단 얘기다.

그러나 일각에선 “과거 북한이 중국의 정치·외교행사와 관계없이 도발에 나선 적도 있다”는 이유로 “북한이 중국 당 대회 기간 도발을 멈출지 여부를 예단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북한은 지난 2017년 9월3일 중국 푸젠(福建)성 샤먼(廈門)에서 브릭스(BRICS) 정상회의가 개막했을 당시엔 제6차 핵실험을 실시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한 소식통은 “‘북한이 중국과의 소통·협력관계가 유지되고 있을 땐 핵실험과 같은 대형 도발을 하지 않았다’는 분석이 있긴 하나, 동시에 ‘예측 불가성’도 감안해야 한다”며 “이 때문에 관계당국에서도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북한은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입을 막겠다며 북중 간 국경 봉쇄를 이어가면서도 중국의 주요 행사 때마다 김 총비서 명의 축전을 보내는 등 우호협력 관계를 과시해왔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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