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인중개협회 가입 의무화?…부동산 업계 “‘직방’ 금지법” 논란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0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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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공인중개사협회에 중개사 의무가입-단속 강화’ 법안 발의
직방-호갱노노 등 프롭테크 업계… “중개사 기득권 보호법” 거센 반발
“반값 수수료 무력화… 소비자 피해”… 한공협 “무자격 중개 등 불법 예방”

동아DB
국내 약 50만 명의 공인중개사를 한국공인중개사협회(한공협)에 의무적으로 가입하도록 하고, 한공협에 회원에 대한 지도·감독 규정을 강화하는 내용의 법안이 국회에서 발의됐다. 그동안 온라인 중개 서비스를 둘러싸고 한공협과 갈등을 이어 온 직방과 호갱노노, 집토스 등 부동산 기반의 프롭테크(Property Technology) 업계는 제2의 ‘타다 금지법’, ‘로톡 금지법’이 될 것이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9일 국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수석부의장이자 ‘친이재명’계 핵심으로 꼽히는 김병욱 의원은 현재 임의설립단체인 한공협을 법정단체화하고, 회원 의무가입 및 지도·관리 기능을 강화하는 ‘공인중개사법 일부 개정안’을 4일 대표 발의했다. 국민의힘 성일종 정책위의장을 비롯해 총 24명의 여야 의원들이 공동 발의한 개정안에는 정의당 심상정 의원 등 국회 국토교통위원만 10명이 이름을 올렸다.

개정안은 현재 약 12만 명이 가입해 있는 최대 공인중개사 단체인 한공협을 법정단체로 인정하고 앞으로 공인중개사가 개업하려면 한공협에 반드시 회원으로 가입하도록 했다. 한공협의 회원 관리 및 감독 권한도 강화해 회원이 공인중개사법을 위반하는 경우 한공협이 시도지사 및 등록관청에 행정처분을 요청할 수 있도록 했고, 정부도 협회 측에 부동산 거래질서 교란행위 단속 등의 업무를 위탁할 수 있도록 했다. 김 의원은 “사기 등 무질서한 중개 행위로 인해 국민 재산권 보호에 어려움이 다수 발생하고 있다”며 “법령으로는 시의적절하게 규율하는 데 한계가 있어 협회를 법정단체화하고 회원 의무가입 및 지도·관리 기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법안 제안 이유를 밝혔다.

이에 대해 프롭테크 업계에선 “한공협 중심의 기존 공인중개사들의 기득권만 보호하는 법”이라며 “택시업계 압력에 밀려 통과된 타다금지법이 택시 이용객들에게 불편을 끼쳤듯 이번 개정안도 결국 중개 수수료를 조금이라도 아껴보려는 소비자들에게 피해를 입힐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반값 수수료’ 등 새로운 서비스를 시도해 온 프롭테크 업체들을 사실상 무력화하는 법”이라며 “지금도 프롭테크 업체와 제휴하는 공인중개사들에 대한 한공협 측의 압박이 적지 않은데, 개정안이 통과되면 한공협이 직접 ‘부동산 질서 교란행위’ 등으로 단속할 수 있게 된다”고 했다. 대한변호사협회가 소속 변호사들의 ‘로톡’ 등 온라인 법률 플랫폼 가입을 막고 있듯이 한공협이 회원들을 본격 통제하면 온라인 중개 플랫폼 서비스 자체가 불가능해진다는 주장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부동산 중개업이 지역을 기반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국회의원들로선 여야를 막론하고 한공협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며 “이미 미국에선 프롭테크가 혁신 신산업으로 인정받고 있는데 우리 국회는 지역 표심만 바라보는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한공협 관계자는 “플랫폼과 협력하는 공인중개사들의 영업을 저지하거나, 플랫폼 영업에 제재를 가할 것이란 우려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허위 매물을 올려 고객을 속이거나 자격증이 없이 중개하는 등 엄연한 불법행위를 막기 위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직방#프롭테크 업계#공인중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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