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달 평북 태천의 저수지에서 수중 발사한 미니 잠수함발탄도미사일(SLBM)을 우리 군이 이동식발사차량(TEL)에서 쏜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로 오판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유사시 대북 킬체인(선제타격)의 한계를 드러낸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달 25일 새벽 서북부 저수지 수중발사장에서 전술핵탄두 탑재를 모의한 탄도미사일 훈련이 진행됐다면서 미니 SLBM이 저수지에서 화염을 내뿜으면서 솟구치는 사진을 10일 공개했다. 북한이 SLBM을 해상이 아닌 내륙 저수지에서 쏜 것은 처음이다. 군 관계자는 “저수지에 콜드론치(냉발사체계·발사관에서 공기 압력으로 밖으로 밀어내는 방식) 방식의 수중발사대를 설치해 쏜 것”이라며 “이런 발사는 해외에도 전례가 없다”고 말했다. KN-23의 열차 기동 발사에 이어 허를 찌르는 새로운 전술핵 투발 수단을 공개해 전천후 핵공격 위협을 과시한 것.
당시 우리 군은 비행거리·고도·속도를 볼 때 TEL에서 KN-23을 쏜 걸로 추정했지만 보름 만에 판단 착오임이 드러난 셈이다. 군 안팎에선 북한의 전술핵 투발 방식과 미사일 기종이 재대로 파악이 안 되는데 유사시 킬체인(선제타격)이 효과를 볼 수 있겠느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10일 “실전훈련을 통해 계획된 저수지 수중발사장의 건설 방향이 확증됐다”고도 했다. 이번 시험발사를 계기로 내륙 저수지 곳곳에 전술핵 수중 발사시설을 증축하겠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다. 군 소식통은 “북한 전역의 저수지 1800여개 중 일정 수량 이상을 갖춘 곳은 수백 개로 추정된다”며 “이 중 수십 곳에만 수중발사대를 갖춰도 대남 핵 기습효과가 배가될 것이라고 북한이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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